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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전경. /경기도 제공
 

'경기도의 미래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은 경기도 조직개편안.'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전날(12일) 민선 8기 첫 조직개편안이 경기도의회 문턱을 넘자, SNS를 통해 이렇게 표현했다. 경기도가 씨앗을 심고 육성하는 미래 먹거리가 곧 대한민국의 미래발전을 견인하는 큰 나무가 될 것이란 확신을 담은 자신감이다.

실제 김 지사는 이번 조직개편안 중 미래 먹거리 부분에 직접 본인이 구체적인 구상을 그렸으며, 사회적 트렌드를 담아 일부 국 및 과를 개편하는 데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성장산업국 '지사 철학 첨병'
반도체산업과, 규제 개혁도 담겨
사회적경제과→국… 기회과 신설


이번 조직개편안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신산업별로 구체적으로 업무를 나눈 후 기존 팀 단위에 머물던 규모를 '과' 단위로 키웠으며 명확한 '역할'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그 대표격이 '미래성장산업국'인데 반도체산업과, 첨단모빌리티산업과, 바이오산업과, AI빅데이터산업과 등 명확한 과의 정체성을 부여했고 이미 주어진 업무 외에도 새로운 역할을 계속 발굴해야 한다.

이미 여러 차례 김 지사는 "시장·기업과 접점 지대에 있는 공직자들이 관성을 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는데, 미래성장산업국이 김 지사의 철학을 담아내는 첨병이 돼야 하는 셈이다.

이 중 모빌리티 분야의 경우 국토교통부에서도 조직개편을 통해 '모빌리티자동차국'을 신설할 정도로 대표적인 미래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존까지만 해도 팀 단위로 추진되던 반도체 분야도 이번 조직개편에서 반도체산업과로 조직이 확대됐고 규제 개혁 부분도 담겼다.

김 지사는 지난 5일 북미·유럽 주한상공회의소와의 간담회에서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산업을 개별적인 과로 만들어 '원스톱'으로 일을 처리하려 한다고 강조했는데, "(국 산하에는) 6개 과가 있는데, 이 중 2개 과는 규제 개혁하는 과와 창업·창직을 도와주는 과"라고 부연했다.

미래 먹거리 개발을 위해 김 지사는 개방형 공모를 통해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물을 국장으로 임명했다. 또 필요에 따라서는 신설된 이들 과에도 전문 역량을 갖춘 인재를 모으기 위해 대내외에서 개방형 공모를 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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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분야도 김 지사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대표적인 예다. 기존 소통협치국 산하 사회경제과를 '사회적경제국'으로 몸집을 키웠고 그 아래 청년기회과, 베이비부머기회과 등을 신설했다.

베이비부머기회과와 청년기회과 모두 일자리, 복지 등 여러 분야에 쪼개져 업무가 진행돼왔는데, 하나의 과로 통합해 복합적으로 이들 세대를 관리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세대가 공공의 지원이나 발판 없이 사회에서 온전한 기회를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평소 김 지사의 말 속에서 이번 개편의 이유를 알 수 있다.

시대적 흐름에 따른 변화도 이번 조직개편안에 포함됐다. 축산산림국을 '축산동물복지국'으로 확대, 반려동물과 등을 새롭게 편성한 게 대표적 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4일 경기도 반려동물 복지정책 간담회에서도 "동물복지국이라는 이름은 아마 대한민국에서 중앙정부, 광역 통틀어 최초일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여성·아동돌봄 등 미반영 '아쉬움'


다만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번 조직개편안에 여성, 아동돌봄 등이 담기지 않아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지사는 취임 직후 처음 참석한 행사가 '인구의 날 기념행사'로, 인구문제를 '회색코뿔소'라고 표현하며 남다르게 대응하고 싶다고 했지만, 정작 이번 조직개편안에서는 인구 문제에 대응할 조직이 신설되거나 확대되는 것은 없다.

이에 도 관계자는 "인구 문제는 모든 조직이 총동원해서 풀어가야 할 문제다. 조직개편 대신,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등 기존 사업의 예산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공지영·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