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의 알 사드 스포츠 클럽 훈련장에 마련된 일본 대표팀의 훈련장에는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바로 훈련 일정이 적힌 보드판에 13명에 달하는 선수들의 사진과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던 것.
이들은 훈련장의 '믹스드 존'에서 인터뷰할 수 있는 선수들이었다. 일본의 카타르 월드컵 최종 명단이 26명인데 이 중 절반의 선수를 만날 수 있는 셈이다.
이날 훈련을 마친 일본 대표팀의 도안이 훈련장에 설치된 믹스드 존에 등장하자 수많은 취재진이 선수의 발언을 듣기 위해 몰렸다. 훈련장에 있던 일본축구협회 관계자는 "훈련장에 오는 취재진들이 100명 이상"이라며 "이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이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 대표팀은 카타르 월드컵 훈련장에서 믹스드 존을 운영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가 언론에 훈련 일정을 공지할 때 기자회견을 할 2명의 선수를 정해줘 이들만 인터뷰할 수 있었다. 일본 대표팀에 비해 다양한 선수들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적은 셈이다. 예를 들어 월드컵 조별예선 경기에서 활약한 선수를 훈련이 공개된 날에 인터뷰하고 싶다고 가정하면 한국의 시스템상으로는 불가능했다.
일본 대표팀처럼 많은 선수가 훈련장에서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한국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아시아의 축구 강국을 자처하는 한국과 일본 모두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하며 선전했다.
하지만 훈련장의 취재 환경은 일본이 한국을 압도했다. 다음 월드컵에서는 이 같은 한국의 훈련장 취재 여건이 개선되길 바란다. 기자들이 편하자는 게 아니라 국민들에게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마음을 생생하게 전해주기 위함이다.
/김형욱 문화체육레저팀 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