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미숙 직무정지 기자회견 (4)
12일 오후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지난 9일 직무집행정지가 결정된 국민의힘 곽미숙 의원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2.12.12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가처분에 또 가처분, 경기도의회에 정치는 어디?'


경기도의회 교섭단체 대표의 직무정지 사태가 결국 '사법 공방'으로 이어지며 대화와 타협 등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할 도의회에 정치가 실종됐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대표 선출 등 도의회 교섭단체 내부 문제가 가처분 신청에 따라 법원으로 직행한 것으로부터 시작해 또다시 법원이 인용한 가처분에 불복해 이의신청(12월 14일자 1면 보도=경기도당이 대행 선출 개입… 도의회 국힘 갈등 확대)으로 이어지고, 새로운 대행 선출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가처분을 신청하겠다는 경고가 나오는 상황이다.

지방의회에서 대표를 둘러싼 소송전이 전무후무하고, 최종 판결까지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며 의회 기능 마비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정추위, 새 대행 임명땐 가처분"
김정영 체제 갈등, 법원행 가능성


김민호(양주2) 국민의힘 법제수석이자 곽미숙 대표의 법률대리인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현재 교섭단체 조례상 사무처에 등록할 수 있는 직책은 대표와 각 당의 정책위원장뿐이다. 권한 대행이라는 직책이 없는 상태에서 (정상화추진위가) 새로 임명해 등록한다면 가처분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곽 대표에게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제기했던 정상화추진위는 김정영 수석부대표 대행 체제를 인정할 수 없다며 16일 신임 대행을 선출하겠다고 나섰는데, 이 또한 해결을 단체 간 협의 대신 법원의 판단에 맡길 가능성이 높다.

지방의회 의장직과 관련한 갈등은 빈번히 일어났지만, 교섭단체의 대표직을 향한 사법 공방은 이례적이다. 지난 7월 9대 남양주시의회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국민의힘 출신 의장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원 구성을 둘러싼 정당별 갈등이 격화됐다.

의장직 아닌 대표직 공방 이례적
본안 소송 길어지면 '식물' 우려


지난해 8대 포천시의회와 과천시의회 등 일부 시의회도 의장 불신임과 관련해 제기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 잇따라 인용되며 후반기 의회 운영에 혼란을 겪었다.

당내에서 벌어진 소송전은 지난 8월 국민의힘 중앙당에서 벌어진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사태가 있다. 이 전 대표가 징계로 당 대표직을 상실한 직후 비대위로 전환된 것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했고, 두달간 인용과 기각을 오가며 정치 공방을 벌이면서 정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결과를 얻었다.

곽미숙 직무정지 기자회견 (4)
12일 오후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지난 9일 직무집행정지가 결정된 국민의힘 곽미숙 의원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2.12.12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사법 공방의 결론인 본안소송까지 최소 1~2년 이상 장기화할 것이란 예측들이 나오자, '식물 의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본회의 개최 합의와 의원총회 소집 등 직무 정지된 교섭단체 대표의 권한이 당장 공백 상태에 처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의회는 정치 1번지다. 교섭단체 간 갈등은 물론 당내 불협화음도 정치와 대화로 풀어야 한다. 그런데 이미 가처분 신청이 시작됐고, 서로를 믿지 못하고 3자에 판단을 맡기는 상황이다. 도의회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관련기사 3면(경기도·도교육청 예산안, 기한내 처리될까… 곽미숙 직무정지 변수로)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