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 구조물을 세워 운영하는 실외 풋살장이 다수 생겨나면서 안전 문제나 소음 민원 등 시민 불편이 제기되는 데다 업체마다 신고 절차나 적용 법규가 제각각인 터라 관리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14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의 한 고층 복합상가 옥상, 그물망이 넓게 둘러쳐진 철제 구조물 너머로 인근 도로와 상가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작은 풋살장 두 곳이 마련된 이 구역에는 '출입통제지역' 팻말이 붙어 있는 거대한 건물 냉각시설 등도 같이 위치하고 있다. 예약이 가득 찰 경우 1천㎡(300평) 남짓한 이 공간에 최소 20명 이상이 뛰놀게 된다.
같은 날 용인시 기흥구 한 아파트 단지 사이에 위치한 상가 옥상에도 초록색 인조 잔디밭과 골대가 펼쳐졌다. 역시 철제 구조물로 둘러쳐져 있지만 외부로는 높이 1m가량의 난간만이 위치한다.
근처 아파트 주민 이모씨는 "위험해 보이기도 하고, 예전 살던 곳에서는 새벽마다 조명도 환하고 소리도 질러대서 소음 문제도 심각했다"고 걱정했다.
자유업 분류 사업자등록으로 운영
6m 미만 구조물은 신고없이 가능
장소를 가리지 않고 생겨나는 실외 풋살장에 안전 우려 등 불만이 거듭되고 있지만, 운영 분류에 따라 신고 절차나 법 적용도 제각각인 터라 일괄적인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13세 미만 유소년 체육 교육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풋살장은 '체육교습업'으로 분류돼 각 지자체 신고 절차를 거쳐 안전 기준을 준수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13세 이상에게 장소 대관 목적으로 운영되는 풋살장은 '자유업'으로 분류돼 별다른 허가 절차 없이 사업자등록 절차만을 거쳐 운영할 수 있다. 같은 체육 활동을 하는 시설임에도 다른 안전 관리 기준이 적용되는 셈이다.
더구나 건축법상 6m 미만 구조물은 신고 없이도 자유롭게 설치 가능해 신고나 등록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설을 설치해 운영할 수 있다는 허점도 지적된다.
지자체, 안전진단·갯수 파악 못해
"일괄 법적기준 정리… 양성화를"
이 때문에 지자체는 안전 진단은 물론 전체 운영 중인 풋살장 업체 수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수원시는 관내 풋살장 체육시설이 21곳, 용인시는 29곳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체육시설업으로 신고된 업체만 해당하고 자유업 등록된 업체나 높이 6m 이하로 형성된 풋살장은 집계되지 못한 수치다.
한 풋살업계 관계자는 "불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법이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맞춰서 운영하는 것"이라며 "차라리 옥상 풋살장에 대한 일괄적인 법적 기준을 정리하든지 해서 양성화하는 방향이 옳다"고 밝혔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