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감정평가사 등 '고소득 전문직'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의 여파로 울상을 짓고 있다. 부동산 거래량이 감소하며 이들의 일감 또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가 최근 소속 회원 850여명을 상대로 올해 1~9월 간 업무 보수료 총액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25%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부동산 등기 관련 법무사들의 업무도 함께 급감한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9월 주택 거래량은 모두 41만7천794건으로, 전년 동기 81만8천948건 대비 49.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법무사회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 자체가 줄어 등기 업무도 감소한 상황이다.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회원들이 많아 자체적으로 보수료 조사를 진행했다"며 "보통 수익금에서 사무실 운영비, 인건비 등 경비를 제하면 순수익 20%도 남기기 어려운 구조인데, 보수료가 20~25%가량 줄어 적자를 보거나 겨우 본전을 하는 회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거래량 줄자 관련 전문직들 울상
수입 줄고 실직 불안감마저 엄습


부동산 등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감정평가사 업계도 불황을 맞았다. 임금 삭감 혹은 실직 등의 불안감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경기도 소재 감정평가법인에서 근무하는 한 감정평가사는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형편이 좋지 않으니, 감정평가법인 전체가 일이 없는 상황이다. 보통 하루 30~40건의 의뢰가 들어왔는데, 9~10월부터 급감하기 시작해 지금은 하루 6건 정도에 불과하다"며 "벌써부터 성과급을 차등지급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렇게 가다보면 임금과 일자리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감정평가사 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자체가 급격하게 커질 일은 없는데, 매년 (감정평가사) 합격자는 배출되는 상황이다 보니 서로 간의 경쟁이 치열해진 구조적 이유가 있다"면서 "올해는 부동산 거래까지 많이 줄어 더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