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로 기술주라고 불리는 '기술개발' 기업들이다. 코로나19라는 전인류의 위기 속에 진단키트, 백신과 같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주목을 받았고 비대면이 필연적인 시대가 도래하며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는 IT 기업들이 연일 시장에서 강세다.
특히 이들 기업들 중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미래기술에 꾸준히 연구개발(R&D)을 투자해온 작지만 강한 기업들이 더욱 빛을 보았다.
이들 기업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미래를 위해 묵묵히 기술개발에 매진할 수 있었던 데는 특히 공공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지난 15년간 이어온 경기도 기술개발사업도 이런 맥락에서 작지만 강한 기술개발 기업들에 생명수가 됐다.
■ 기업이 원하는 '자율 R&D'
경기도, 연구소등 국내 35%에도 정부예산 12.5%뿐 자체 지원 의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
경기도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과 함께 2008년부터 매년 공모를 통해 '경기도 기술개발사업'을 진행하며 세운 원칙이다. 기술개발에 투자지원이 필요한 경기도 기업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하는데 기업이 원하는 연구개발(R&D) 계획을 제출하고 경쟁 형태로 평가과정을 거쳐 우수한 과제를 선정한다.
우수과제로 선정된 기업들은 기술개발자금으로 최대 1억5천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경기도가 이렇게 기업들의 기술개발에 지원을 집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R&D의 본산이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전국 지방정부 최고·최대의 R&D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집계한 경기도 내 기업부설연구소와 연구전담부서는 올해 11월 기준 각각 1만3천992개소, 1만3천440개소로, 국내 통틀어 35.2%를 차지한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이 이제 서울에서 경기도로 옮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중앙정부 차원에서 경기도 내 기술개발 기업에 지원하는 R&D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2019년 중앙정부의 R&D 예산 19조8천억원 중 경기도에 투입되는 비중은 고작 12.5%다. 약 2조4천763억원에 불과한데, 경기도보다 비중이 적은 서울이 3조6천억원, 대전이 5조6천억원을 지원받는 데 비하면 역차별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 탓에 경기도 내 수많은 기업들은 R&D에 자체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데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들은 쉽지 않다. 이 같은 현실에 경기도는 중앙정부에 의존하기보다 자체예산을 투입해 기술개발 기업에 지원하기로 한 것이 지난 15년간 이어온 경기도의 '의지'다.
김현대 경기도 미래성장정책관은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는 만큼, 지방 정부가 주도하는 기술개발 자금지원이 주는 효과들이 곳곳서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경기도가 주력하는 산업을 집중 육성할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 어려움 속에 빛나는 기술개발 지원의 실적
현재까지 1017개 과제에 1610억… 투입 대비 6.4배 경제효과
경기도가 기술개발에 집중하는 도내 기업에게 자체예산을 들여 지원하겠다는 강한 의지는 사업시행 초기였던 2008년부터 나타났다. 2008년 138억원 규모로 편성됐던 예산은 2010년 210억원까지 증액 편성됐다.
하지만 어려움도 있었다. 경기도 예산이 녹록지 않았던 2017년부턴 예산이 하향세를 띠기도 했다. 그럼에도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 북부 식품·가구·섬유 R&D, 제조혁신 등 지원분야를 확대 개편하며 2018년 100억원, 2019년 180억원까지 늘어났다.
또 일본과의 대립으로 소재·부품·장비, 이른바 소부장 국산화를 위해 긴급 추가경정예산 100억원을 편성하며 경기도 기술개발 지원에 박차를 가했다. 이를 통해 2008년부터 지금까지 1천17개 기술개발 과제에 총 1천610억원을 지원했다.
특히 이들 지원과제 중 26.3%가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 등 첨단기술업종이다. 4차 산업혁명이 경기도에서 꽃을 피우고 있으며 이들의 성공이 곧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엔진임을 의미한다.
도의 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성장은 눈부시다.
2021년도 경기도 기술개발사업 성과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08~2020년까지 기술개발사업 지원이 완료된 성공 종료과제 727개를 대상으로 과제 종료 후 1~3년간 기술·경제·공공적 성과를 분석한 결과 특허창출 총 1천479건, 신규 고용창출 6천959명, 기업 매출창출 7천430억원, 비용절감 238억2천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출과 비용절감을 합해 같은 기간 투입된 도비 1천201억원을 감안하면 투입 대비 평균 6.4배의 경제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술개발 지원을 받기 전보다 기술수준이 63.2%에서 85.2%로 향상됐고 이는 약 2.2년 기술격차를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경기도의 지원을 받은 기업들은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R&D에 재투자하고, 이 같은 선순환이 지역사회에 환원되고 있다는 것이 효과로 입증됐다.
경기도 연구개발사업의 재투자·지역사회 환원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단계적 회귀분석(stepwise regression)을 실시한 결과 이들 기업들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1% 증가할 때마다 법인세 등 조세 환원 효과가 9.86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경기도, 기술개발 투자 멈추지 않는다
철저한 검증 관리·투명한 집행… 지역 소재 기업 고르게 혜택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경기도 세수가 줄어들며 내년엔 본예산에 40억원이 편성됐다. 하지만 도내 시·군과 함께 매칭해 지원규모를 늘리고 경제위기 속에서도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도내 기업에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기본방침과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 기술개발사업은 매년 외부 전문기관의 성과활용현황 조사·분석을 통해 매출성과, 고용창출, 특허, 기타 지식재산권 등의 성과를 추적·관리한다.
기업의 매출액은 매출계약서, 세금계산서 및 기업재무제표 등을 전수 확인하며, 지식재산권의 경우 특허 증빙자료 및 R&D특허센터 RIPIS시스템을 검증하고, 논문 등은 RISS 등의 검색 확인을 통해 철저히 검증·관리하고 있다.
철저한 검증과 관리는 투명한 집행을 통해 기업들에 실질적인 지원을 가능케 하는 토대다. 특히 올해는 연구기업, 연구자들의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전국 지자체 최초로 도내 연구개발(R&D)사업에 대해 중앙부처 연구비통합관리시스템과 도 자체 시스템을 연동했다.
경기도가 보유한 연구개발과제관리시스템(G-PMS)을 통해 사업공고 및 평가, 협약, 변경, 성과관리를 일원화하고, 중앙정부의 시스템인 RCMS(실시간연구비통합관리시스템, Real-Time Cash Management System)과 연동해 연구개발과제에 대한 연구비를 금융기관·국세청 등과 연계, 실시간으로 사용하고 온라인으로 전자증빙해 지급받는 방식이다.
이렇게 시스템을 연동하면 연구개발과제의 일반정보뿐 아니라, 수행 중 변경사항, 성과, 연구비의 집행 및 활용, 정산에 이르기까지를 모두 연동할 수 있고 전산화해 연구비 부정 사용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증빙 등에 시간을 쏟지 않고 연구자들이 연구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
더구나 4차산업시대가 현실로 다가온 지금, 경기도기술개발사업을 통해 경기도는 이미 반도체와 미래차, 바이오 등에 오랫동안 투자해왔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ICT가 특화돼 있는 판교, 수원(산단) 등을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 계열사가 포진돼 있는 성남, 수원, 화성, 안산 등 소재 기업에 고르게 지원했다.
완성차 업체의 연구소 및 공장, 시험연구소 등 클러스터가 형성된 용인, 평택, 수원, 화성에 미래차 관련 지원이 집중하고 수원 바이오센터, 성남바이오파크, 화성 제약단지 등 제약·바이오 및 진단·치료기기 등의 수혜를 받았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미래성장을 위해 오늘도 뛰고 있다는 방증이다. → 그래픽 참조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