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오는 28일 불러 조사한다.
이 대표가 소환에 응할지는 미지수지만 수사가 최종 단계에 접어들며 추가 기소 역시 가시권에 들어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유민종)는 지난 21일 이 대표에게 성남FC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지난 21일 구속 상태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불러 조사한 직후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것이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며 네이버·두산건설 등 기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160억원 가량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의 편의를 봐줬다는 내용이다.
이미 관련 재판도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앞서 지난 9월 말 뇌물 공여 혐의 등으로 두산건설 전 대표와 성남시 전 공무원을 기소했다. 당시 검찰은 공소장에 이 대표와 정 실장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오는 28일 조사에 응하든 응하지 않든 검찰은 이 대표를 피의자로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1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첫 공판에 나선 유민종 부장검사는 "피고인들(두산건설 대표, 성남시 공무원)의 입장에서도 (이 대표·정 실장과)같이 재판받으시는 게 오히려 더 효율적인 심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 '여러 명의 공범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가 필요하고 그들의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공판이 진행됐으면 한다'고 밝힌 점에 비춰볼 때 다음 공판 기일(2023년 1월 31일) 전에 이 대표를 기소하는 것이 유력하다.
李대표에 피의자 신분 소환 통보
28일 출석 관계없이 기소할듯
이 대표 소환 조사 통보에 앞서 검찰은 이달 들어 제윤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상헌 네이버 전 대표를 잇따라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제 전 의원이 주빌리은행 상임이사를 맡으며 성남FC 후원금 우회 지원에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의 기소가 유력한 내년 초엔 또 다른 관련 사건인 이른바 '법카 유용 사건'에 이 대표가 엮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경기도 법인카드를 유용한 혐의를 받는 배 전 경기도청 직원에 대한 공판이 진행 중인데 검찰은 배 씨 변호인 측에 자료 열람 등사를 해주지 않는 상황이다. 자료를 보지 못해 변론에 지장이 생기며 재판이 연기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2월 법관 인사 때 재판부가 바뀔 가능성이 있어 재판 연기 요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법카 유용 사건 재판부 부장판사는 올 초 부임해 자리를 옮길 가능성은 적지만 배석 판사의 이동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지연 전술'은 결국 배씨 사건 배후로 의심하고 있는 이 대표 부인 김혜경씨 혹은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추가로 진행해 기소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 9월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