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DMZ를 신규 국립공원 대상지로 선정했다. 환경부가 확정한 '제3차 자연공원 기본계획'을 보면 육상 국립공원 면적을 향후 10년간 현재(3천973㎢)보다 1천378㎢ 늘려 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DMZ를 새 국립공원 대상지로 선정하고, 지정 절차 추진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 발표에 DMZ 일원의 최대 행정구역을 보유한 경기도의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갈라졌다. 관광 활성화 정책에 힘이 실릴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경기 북부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정부기관인 국립공원공단에서 국비를 투입해 대규모 생태계 복원 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 생태계 보호가 쉬워진다. 서부권역의 생물 종 가운데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은 각각 63종, 35종에 달한다. DMZ 관광 산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는 평화누리길, 평화생태공원 조성사업, 캠프그리브스 활용사업에 연간 100억원 이상 투입하고 있다. 만약 국가가 지정·관리하는 최상위 공원의 지위를 DMZ가 얻게 된다면 환경유산으로서 브랜드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

문제는 DMZ 인근 지역은 이미 접경지역, 민통선 지역, 한강하구 중립지역 등 중첩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다면 오히려 북부지역 발전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자연공원법과 국토계획법을 통해 이중 규제가 적용돼 민간 개발과 재산권 행사가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인접지역은 개발제한구역법, 자연공원법을 모두 적용받게 되는데 적용 범위에 따라서는 DMZ를 품은 김포, 파주, 연천의 일부 주거 및 상업구역도 개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DMZ 국립공원화 계획은 '규제 완화'를 내세우고 있는 김동연 지사의 북부특별자치도 운영계획과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 환경부가 국립공원을 지정하기 위해선 해당 시·도지사와의 협의가 필요한데, 이번 자연공원 계획 수립 과정에서 경기도의 의견 청취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DMZ 해당 지자체인 경기도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국립공원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경기도를 비롯한 관련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국립공원화 사업을 추진해야 하며, 현재 중첩규제를 받고 있는 접경지역에서 최소한의 민간개발을 보장할 방안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