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대행업체들의 이른바 '크리스마스 할증' 부과가 논란이 되고 있다. 갑작스러운 한파로 인해 배달라이더의 수가 줄어들자 배달 대행업체들은 라이더들의 운행을 유도하기 위해 추가 수수료를 부과했고, 이에 자영업자들은 '폭설 할증', '한파 할증'에 이어 크리스마스 할증까지 추가로 부과되자 불만을 표하고 나섰다.
26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도내 일부 배달대행 업체들은 25일 '성탄 할증'이라는 명목으로 1천원의 추가 배달 할증 수수료를 부과했다. 크리스마스 연휴로 인해 부족한 배달라이더들의 운행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볼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달 들어 세차례 넘게 폭설이 내렸고, 한파가 몰아쳐 배달이 어려워지면서 심각한 매출 피해를 입었는데(12월22일자 12면 보도=이달만 3번째 폭설… 배달콜 못 잡아 가게 문 닫는다) 배달 대행업체들이 크리스마스 할증 명목으로 또 추가수수료를 부과한 것이다.
100만명이 넘는 자영업자들이 모인 한 커뮤니티에서는 "명절에 쉬지 않고 일해서 할증 붙는 건 이해하지만 크리스마스라고 붙이는 건 너무한 것 같다. 배달료가 올라가면 주문이 당연히 떨어지게 돼 있다"고 한 자영업자가 토로했다. 또다른 자영업자도 "명절 연휴도 아니고 크리스마스 하루 동안 할증을 붙인다는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달만 3번째 큰 눈… 피해 이중고
자영업자 '매출 하락·수수료 불만'
대행업체 '라이더 부족·운행 유도'
양측, 적정금액 '공생' 기준 시급
반면 배달 대행업체들은 과도한 배달 경쟁으로 배달라이더의 수가 부족한데 한파, 폭설, 연휴 등이 있으면 수수료를 부과해서라도 운행을 유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2019년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을 시작했고, 배달의민족도 배민1이라는 단건 배달을 출시하면서 배달 경쟁이 본격화됐다. 배달 대행업체 소속 배달라이더들은 수수료가 높은 쿠팡이츠, 배민1 등으로 이동했고, 배달 대행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단건 배달을 도입해 수수료를 높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 배달의민족의 단건 배달 경쟁으로 일반 배달 대행업체들은 라이더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며 "수수료를 올려 운행을 유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자영업자와 배달업계가 모두 공생하기 위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종민 자영업연대 대표는 "수요가 몰리는 대목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자영업자들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더라도 적정한 기준이 필요하다. 택시비, 부동산 수수료와 마찬가지로 최소 금액과 최대 금액을 설정해 이를 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