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 도발 강화 평화전망대
북한의 무인기 도발 다음날인 27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평화전망대를 찾은 관광객들이 망원경으로 북한을 살펴보고 있다. 2022.12.2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북한 무인기 도발(12월27일자 1면 보도=북한 무인기, 강화 김포 등 잇단 영공 도발)과 관련해 인천시가 27일에도 인천 강화군 석모도에서 무인기가 관측됐다는 사실과 다른 내용의 재난문자를 강화지역에 송출해 주민들의 불안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가 재난문자를 통해 알린 '무인기'는 새떼인 것으로 판명 났다. 지난 26일에는 정부가 북한 무인기 도발 상황을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아 비판을 받더니, 27일에는 인천시의 섣부른 판단이 주민 불안을 가중시킨 셈이 됐다.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시는 이날 오후 3시께 석모도 지역에서 무인기가 관측됐다며 재난문자를 강화도 일대에 발송했다. 오후 2시30분께 해병대로부터 석모도 일대에서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물체가 관측됐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였다. 인천시에 따르면 당시 군 관계자 측은 합동참모본부의 공식 발표가 있을 때까지 기밀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인천시는 국방부 등에서 공식적인 확인 절차를 거치기 전에 재난문자를 보냈다. 특히 인천시는 '무인기 추정 물체'도 아닌 '무인기'로 못 박았다. 석모도에 거주하는 안효순(53)씨는 "무인기가 석모도에 왔다는 문자를 받자마자 너무 놀라서 창문을 내다봤다. 너무 두렵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전날의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 연평도와 강화도 등은 접경지역이므로 주민들이 빠르게 알아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북한 무인기는 지난 26일 오전 인천 강화도와 경기 김포·파주 등 우리 영공을 잇따라 침범했다. 북한 무인기들은 경기 김포·파주와 인천 강화도 일대로 넘어왔고, 일부는 민간 마을에서도 목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합참은 작전 활동이 전개됐던 점과 보안상 이유로 6시간 가까이 관련 보도를 유예했고, 이 시간 동안 시민들에게 알려진 사실은 없었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 주민들은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지난달 2일 북한의 동해상 도발 때는 공습경보 발령 24분 후에 문자메시지가 발송돼 울릉도 주민들이 즉시 대피하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 → 관련기사 4면('북한 무인기' 서울 상공 침범… 연말 정국 '블랙홀' 급부상)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