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YONHAP NO-1502>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북한 무인기들이 전날 우리측 영공을 침범해 서울 상공까지 날아온 것과 관련해 "지난 수년간 우리 군의 대비태세와 훈련이 대단히 부족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2022.12.27 /연합뉴스

북한 무인기가 우리 측 영공을 침범해 서울 상공까지 날아온 데 대해 정부 여당은 문재인 정부로 책임을 돌리고 응전태세를 갖출 것을 요구했다.

반면 야당은 정부의 무능을 지적하며 '탓'만 하는 대통령을 향해 '국군 통수권자의 자격'을 논했다.

여 "도발 의도… 前 정권서 '선타격-후보고' 못해 국방태세 재확립"
야 "안보참사 마저 文정권 탓만… 윤 대통령 軍 통수권자 자격없다"
尹 "수년간 軍 대비태세 부족 보여줘… 최첨단 드론부대 조기 창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오전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 수년간 우리 군의 대비태세와 훈련이 대단히 부족했음을 보여준다"며 "북한의 선의와 군사 합의에만 의존한 대북정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국민들이 잘 봤을 것"이라고 영공이 뚫린 책임을 전 정부 탓으로 돌렸다.

이어 "더 강도 높은 대비태세와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확인했다"며 "어제 사건을 계기로 드론부대 설치를 최대한 앞당기겠다. 최첨단 드론을 스텔스화해서 감시 정찰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북한 무인기는 전날 오전 10시25분부터 김포·파주와 강화도, 서울 상공을 6시간 가량 누볐다. 우리 군은 공군 전투기, 공격헬기, 경공격기 등으로 대응에 나서 서해에서 헬기의 20㎜ 기관포로 100여 발 사격을 가했으나 격추에는 실패했다.

이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을 찾아 참배하고 서해 최북단 백령도의 해병대 6사단을 찾아 국군 장병들을 격려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위령탑 앞에서 "서해바다를 평화의 바다로 만드는 것은 힘으로 지킬 때만이 가능하다"며 "북한의 도발 의도는 분명하다. 우리의 의지를 시험하는 것이다. 우리가 분명한 응전 태세를 보여야 한다. 평화는 공짜가 없다. 전쟁을 두려워하는 자는 평화를 누릴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연평도 포격 당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도발 시 선타격-후보고'를 원칙으로 했던 것을 상기하며 "아시다시피 전 정권에서 그렇게(선타격-후보고) 하지 못했다. 국방태세를 다시 바로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안보 참사마저 전 정권 탓한다며 현재 군 통수권자가 누구냐고 따져 물었다.

김의겸 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전투기와 헬기까지 투입하고도 북한 무인기가 무사히 북한으로 돌아가는 것을 지켜본 군대의 통수권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아니라 윤석열 현 대통령이다. 대통령 자리가 남 탓이나 하는 자리냐"며 "대한민국 하늘을 유린당하게 만들어놓고도 무엇이 잘못인지 모른 체 '문재인 탓'만 할 거라면 차라리 군통수권을 내려놓으라"고 반박했다.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주 의원은 "이미 7개월이 나 된 정권이 현재의 작전 실패를 과거의 탓으로 돌린다든가, 미래 무기체계를 예산을 깎아 도입못했다고 변명하는 것은 국군 통수권자로서 아주 부적절한 자세"라고 비판했다.

/정의종·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