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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계열사 사업장에서 산업안전 관련법 위반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는 고용노동부 감독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10월 21일 평택역 광장 앞에서 SPC 청년 노동자 추모 문화제가 진행된 모습. 2022.10.21 /김산 기자 mountain@kyeongin.com
 

SPC 계열사 사업장에서 산업안전 관련법 위반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는 고용노동부 감독 결과가 발표되자 사망사고(12월19일자 2면 보도=SPC 사고 이제 두달… 연말 앞두고 '저물어가는 불매운동')가 발생했던 계열사 SPL의 현장 노동자들은 그동안 지적했던 문제가 드러났을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고 후 내부 수습 과정에서도 손가락 골절상 등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후속 조치를 의심하는 분위기도 관측됐다.

고용부는 SPL 20대 노동자 사망사고를 계기로 SPC그룹 계열사에 대한 기획감독을 실행한 결과 사업장 52개소 중 45개소(86.5%)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이에 현장 노동자들은 항상 지적하던 문제들이 드러난 것뿐이라며 사망사고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것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10년 이상 SPL에서 근무했다는 A씨는 "사전에 조치해달라고 요구했던 문제들이 대부분인데 미리 얘기를 들어줬다면 지금껏 발생한 사고들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업장 52개소 중 45개소 '위반'
"요구 들어줬다면 예방했을 것"
SPL 근무자들, 안타까움 표현

SPL은 사고 후 교대근무를 확대하는 등 안전조치를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안전사고들이 반복되면서 후속조치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기류도 있었다.

앞서 지난 23일 SPL에서 기계 청소 작업을 하던 한 노동자가 손가락이 미세하게 골절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감독 결과를 두고 동료들과 의견을 나누어봤다는 SPL 노동자 B씨는 "사다리에서 미끄러지거나 위험한 기계를 다루면서 크고 작은 사고들이 반복되고 있는데 예방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질 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 밖에도 사망사고가 발생한 생산라인 노동자들은 강제로 다른 부서로 배치받으면서 전혀 다른 업무 환경에 적응하느라 피로감을 호소하는 등, 현장 노동자들은 사고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는 감독 결과에 대해 논평을 내고 "SPC그룹의 진정한 재발방지대책과 차질없는 후속조치를 촉구한다"며 "허영인 회장이 약속한 안전경영위원회 운영과 1천억 투자 집행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밝혔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