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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인천본사 사회교육부 기자
전국적으로 한파가 찾아온 지난 14일 수요집회를 주관하기 위해 인천에 있는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모였다. 집회 당시를 떠올리며 얘기하던 아이들의 표정은 밝았고, 당찼다. 한 학생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세상 사람들은 다 아는 데 일본만 모르는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일본을 향해 똑 부러지게 내뱉는 학생들의 말이 위안부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나를 반성하게 했다.

매주 수요일 낮 12시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다. 1992년 1월부터 시작된 이 집회는 30여 년 동안 진행 중이다. 이 긴 세월 동안 위안부 문제 해결에 조금도 진전이 없었다는 사실이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위안부 피해에 대한 진상규명과 일본 정부의 공식사죄를 위해 자발적으로 모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코로나19 여파와 줄어든 사회적 관심 등으로 집회 규모가 점점 축소되고 있다.

국제 사회는 일본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공식 인정하고 있다. 2007년 7월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김군자 할머니의 증언으로 '미국 연방의회 일본군 위안부 사죄(HR121) 결의안'이 미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이 그 근거다. 하지만 일본은 아직도 피해자들을 외면하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주인공 나옥분은 미국에서 열린 위안부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나선다. 그는 과거 일본군이 저지른 만행을 말하며 "I am sorry, Is that so hard?"라고 외친다. 진정 어린 사과 한마디를 듣고 싶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절실한 마음을 대변하는 대목이다.

한마디 사과를 듣기 위해 애썼던 또 한 명의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가 최근 별세했다. "죄송하다." 그 한마디를 듣지 못하고 떠나는 발걸음이 얼마나 무거웠을지 가늠이 가지 않는다. 이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중 생존자가 10명으로 줄었다. 점점 작아지는 할머니들의 목소리에 모두가 힘을 실어줘야 할 때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수진 인천본사 사회교육부 기자 we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