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 상태로 새해를 맞은 삼성전자 하청 노동자들이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을 고용했던 (주)명일은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직원수 1천명 이상 물류전문기업인 (주)명일에 계약직으로 채용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등에서 반도체 물류 운반 업무를 하던 일부 노동자들은 연말을 불과 이틀 앞둔 지난 12월29일 회사로부터 '계약종료' 통보를 받았다.
문자로 이뤄진 갑작스런 사측의 통지에 당사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간 회사와 계약 연장 혹은 종료 등을 놓고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계약만료 사실을 알리는 문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반도체 물류기업 '명일' 문자 통보
"어떤 설명 없이 연말 갑자기 알려"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명일지회 측은 사측에 "고용에 있어 계약종료에 임박해 문자메시지로 통보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는 공문을 보내, 계약만료 문자를 받은 직원들에게 '갱신기대권'이 있음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회사가 게시한 '계약직 채용 공고문'을 근거로 들었다. 해당 공고문에는 '3개월 수습기간 후 계약직 전환(계약직 2년 후 정규직 전환예정)'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명일지회 관계자는 "지난 연말 회사로부터 갑작스럽게 계약종료 통보를 받은 계약직 직원은 30여명으로 추산된다"며 "원청의 설비 축소나 경영상 이유 등 계약종료 사유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사측은 어떠한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 채용공고 근거 "갱신기대권"
사측 "계약 끝난 것, 예고 책임 없어"
이에 대해 사측은 "부당해고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노조에서 주장하는 계약종료 인원 또한 사실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주)명일 관계자는 "근로계약 관계가 종료된 사안으로, 해고가 아니기 때문에 30일 전에 (계약종료를) 예고할 책임은 없다. 그럼에도 당사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사전에 알렸던 것"이라며 "채용공고에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들어가 있지만 모든 직원이 대상은 아니며, 연말에 계약종료 된 인원 중에는 촉탁직 등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계약종료 통보를 받고 일자리를 잃은 당사자와 명일지회는 3일 오후 2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정문 앞에서 '계약종료를 빙자한 부당해고 규탄' 기자회견을 연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