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이크아웃(포장)'이라도 하기 위해 카운터(계산대)로 보이는 곳으로 향했다. 주문을 받는 훤칠한 키의 직원은 트렌디한(멋진) 패션과 '타투(tattoo·문신과는 다르다고 한다)'로 고객인 우리 무리를 압도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세 잔 주세요." 여느 카페에서처럼 나는 지인들과 함께 논의해 정한 메뉴를 주문했다. 음악이 시끄러웠을까. 카페 직원은 아랑곳 않고 포스기(주문기기) 화면만 응시했다. 음악이 시끄러울 수 있다고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아이스 아메리카노 세에 잔"을 외쳤다. 이번에는 포스기를 응시하던 그의 두 눈이 내 눈을 향했다. "뭐 드시겠어요?" 이미 두 차례나 메뉴를 말했단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힙스터(멋쟁이)'의 두 귀에는 야속하게도 '에어팟(무선이어폰)'이 꽂혀 있었다. 2년 전 일이다.
2023년에도 MZ와 에어팟은 '찰떡궁합' 존재감을 과시하는 중이다. 예능 TV프로그램 'SNL코리아'는 'MZ오피스' 코너를 선보였다. 극중에서 MZ이자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 역을 맡은 김아영씨는 사무실에서 연일 에어팟을 꽂고 일하며 MZ세대의 모습을 풍자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MZ의 당찬 모습은 TV에서 개그 소재로 쓰일 만큼 일상이 돼버렸다. 혹자는 일의 능률과 효율성, 개인주의란 고상한 단어로 합리화하며 문제 제기하는 이를 향해 '꼰대' 프레임을 씌우려 하나 그들이 간과해선 안 되는 사실이 하나 있다. 순전히 특정 세대를 지칭하던 MZ가 이젠 혐오표현이 되고 있음을.
/명종원 정치부 기자 ligh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