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의회가 시끌벅적한 건 당연한 일이다. 시의회 안에서 정당끼리 싸우거나 집행부에 항의하는 게 의원의 본분이다. 특히 시장의 인사권 견제와 집행부의 예산안을 심사하는 건 기본적인 의원의 역할이다. 다만 여대야소 구도가 지속하는 동안 다소 소극적으로 역할이 수행된 것뿐이다.
민선 8기 들어 12년 만에 시장이 교체되고, 여소야대 형국과 아울러 시장과 소속 정당이 다른 의장이 자리하면서 내심 기대감에 부풀었었다. 기자로선 잠잠하기보다 소란스런 시의회가 반갑고, 시민들에게도 의원의 적극적인 집행부 견제 활동이 이로울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시의회는 여소야대란 구조적 특징이 자신 또는 소속 정당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점만 과도하게 의식하는 것처럼 보인다. 예산안 중 일부에 대한 삭감 의견이 나오거나 그 방향으로 표결이 진행되면, 그 삭감 내용과 타당성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져야 하는데 '왜 반대만 하냐'는 논란이 더 커져 뒤덮는다.
네 번이나 반쪽짜리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도 여야가 함께 산하기관장 후보자의 자격에 대해 머리를 맞댄 적은 없고 청문회 진행 절차만 갖고 싸우고 있다. '보복인사'란 주장까지 나온 시장의 새해 첫 인사 논란은 야당만 집행부에 반발할 뿐 여당은 입장조차 없다.
시의회가 잠잠해선 안 되지만 시끄러우려면 청문회장이나 상임위 회의실 또는 본회의장 안에서 예산삭감 대상이 되는 정책 내용이나 인사권을 두고 같은 테이블 상에 앉아 싸워야 한다. 얼굴은 마주하지도 않으려 하면서 여소야대 형국만 의식해서는 요란한 빈 수레밖에 안 된다.
/김준석 사회교육부 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