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을 찾았다.
이재명 대표는 11일 오전 인천 남동구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며 민생 행보를 재개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어제 정치 검찰에 맞서서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고 왔다"며 "정부가 포기하다시피 하고 있는 민생위기 극복에 전념하겠다. 정권의 폭정과 정권의 무도함에 국민과 함께 맞서 싸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정치검찰 당당하게 조사 임했다"
현장 시민 반응 극명하게 엇갈려
오후에는 인천 연수구 신항과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빡빡한 민생 일정을 소화했다. 이 대표가 하루 종일 인천 곳곳을 누비며 민생 투어를 벌인 건 당대표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 대표는 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홍보관을 방문해 현장 애로 사항을 청취했다. 곧이어 모래내시장으로 향한 이 대표는 선거 유세를 방불케 하는 현장 속에서 시장 상인, 시민들과 일일이 마주하며 민심을 확인했다. 이 대표는 인파로 둘러싸인 채 시장 상인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며 마련된 무대로 향했다. 이 대표 지지자와 일부 상인은 연신 "이재명"을 외치며 환호했고, 눈물을 글썽이는 시민도 더러 있었다.
이 대표는 모래내시장 연설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물가 때문에 고생하고 이자가 올라 은행 원리금 상환하기도 힘들다. 이렇게 민생이 어렵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자고 우리가 권한 맡겨서 나라 살림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어진 권한·권력은 국민을 위해 공적으로 써야 한다. 사적 복수에 공적 권한을 사용하면 이게 도둑이지 공무원이겠느냐"며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 대표는 또 "민주주의 위기, 파괴를 그냥 눈뜨고 지켜보시겠느냐"며 "꺾이지 않고 굴하지 않고 반드시 싸워서 이길 뿐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민생 행보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시민은 이 대표가 연설 이후 자리를 뜨는 상황에서 소금을 뿌려 시민들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 대표의 방문 소식을 듣고 모래내시장을 찾았다는 박미경(56)씨는 "답답한 현실에 고민이 많았는데 기대와 희망을 갖고 이재명 대표를 보러 왔다"며 "거국적으로 나라를 위해, 어려운 환경에 있는 소시민들을 위해 희망을 이뤄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또 다른 시민 김모(65)씨는 "민주당 대표라고는 하지만 지금 수사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며 "어찌 됐든 정치와 일반 시민들은 동떨어진 거 같다. 일반 사람들이 정치에 대해 뭘 알겠느냐"며 회의적 시선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6시30분께 인천 계양구 카리스호텔에서 열린 '국민속으로, 경청투어-찾아가는 국민보고회'를 끝으로 인천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대표는 12일 오전 신년 기자회견을 연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