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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경기도청 다목적홀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23 경기 TED 과장급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12 /경기도 제공
휴양림 지팡이 배치·운동수당 등
기존 틀 깬 도정 혁신 정책들 제안
"어머니와 이모님을 모시고 산책을 갔는데, 산림휴양시설이 산악지대에 있다 보니 산책로를 잘 조성해도 힘겨워하시더라고요. 입구에 나무 지팡이를 비치해 무릎이 안 좋으신 분들이 이용하고 반납하면 좋을 것 같아서 제안합니다."

"경기도에 장애인자립시설이 많은데, 여기서 지팡이를 만들게 하고 지팡이도 빌려주는 게 아니라 일정한 운동 조건을 충족하면 무료로 제공하면 좋겠네요. 이름도 '경기도 기회의 지팡이' 어떤가요."

12일 오전 도청 광교신청사 4층 다목적회의실. 도내 산림휴양시설 입구에 휴양림을 정비과정에서 나오는 나무로 지팡이를 만들어 어르신들이 쓰도록 하자는 제안에, 류인권 도 기획조정실장이 살을 붙였다.

또 다른 과장은 '노인 운동 장려수당 마련'을 제안했는데, 김동연 지사는 유사한 내용을 예산에 담으려고 했는데 반영됐는지 꼼꼼하게 확인하고는 "우연이지만, 같은 아이디어를 냈다. 그때도 강조했는데 노인 연령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며 의견을 제시했다.

이처럼 다양한 정책, 의견이 오간 곳은 도청 과장, 산하기관 본부장 140여명이 모인 '경기 TED(Try, Energy, Dream) 과장급 워크숍'으로, 기존의 틀을 깨고 도정을 혁신하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도는 참석 대상자들로부터 정책 1건씩을 '국민생각함'으로 받았고 국민 투표와 사전 심사를 거쳐 42건을 선정, 워크숍에서 발표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짧은 제안접수기간, 평가에 대한 부담 등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워크숍 첫날부터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발표자들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발표에 나섰고 삼행시를 준비한 과장도 있었다. 발표시간 3분을 넘겨 진땀을 흘리는 이들도 보였다.

제한된 3분이 지나자 '삐이' 경적음과 함께 진행자가 "발표시간이 지났다"라고 끊었고 한 과장은 취지만 설명하다 정작 제안은 설명하지 못해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21건 중 현장 투표, 심사위원단 평가 등을 거쳐 경기도 기회의 경기 지팡이 비치, 노인 운동 장려수당 마련, 고독사 방지를 위한 기회 엔딩 서포트, Z세대 직원으로 구성된 TF 혹은 기관별 '지(Z)맘대로위원회' 등 10건이 우수 아이디어로 뽑혔다.

김 지사는 이날 워크숍 시작부터 함께했는데, 시작 전에는 "(이 자리에 대해) 부담을 갖기보다는 이 시간을 편안하게 같이 즐기러 왔다는 생각으로 임해주길 바란다"며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생각을 여기 모인 사람들에게 얘기해주는 '기회의 장'으로 생각해 달라고 과장들의 부담감을 풀어줬다.

또한 우수작 선정 후에는 "오늘 내신 아주 기발하고 좋은 아이디어와 함께 우리가 정말 실천에 옮기고자 하는 진정성, 그것을 실천하겠다는 행동의 변화가 모이면 경기도는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