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가 시작된 경기도는 연일 떠들썩하다. 김동연 지사가 강조해 왔던 '유쾌한 반란'이 경기도청을 휩쓸면서다. 김동연 지사는 "배추벌레는 배춧속이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며 공직자들을 '배춧속'에서 꺼내려 한다. 지난 6일 도청 실·국장, 도 산하 공공기관장 등이 모여 10시간 넘게 마라톤 토론을 이어간 데 이어, 도청 과장 등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자신의 철학을 명확히 전했다. "자녀, 청년들이 부모, 사회가 정해준 길에서 착실하게 공부벌레처럼 공부해 부모, 사회가 원하는 것처럼 보이는 길을 가길 원하나. 청년들이 각자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말하는 걸 억누르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 '게임의 룰(rule)'이지 않나."
한국 사회에서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은 행복한 인생으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진다. 여기서 '좋은'이라는 기준은 자신이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이 아닌, 주로 명문대, 대기업 등으로 치환된다. 한국 사회의 구조는 이렇게 이미 공고한데, 그 속에서 꿈을 찾고 좇아가기는 쉽지 않다. 김 지사의 새로운 시도가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고, 또 누군가는 "이렇게 한다고 세상이 쉽게 바뀔 것 같아?"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매번 '계란으로 바위치기' 정도로 여겨지고 우려도 나오겠지만, 경기도에서 시작한 작은 움직임이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 위험부담에도 꿈을 이룬 사람을 부러워하는 사회보다는, "나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더 기대되기 때문이다. 민선 8기의 작은 날갯짓이 태풍으로 사회의 공고한 틀을 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나비효과'를 기대해 본다.
/신현정 정치부 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