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 속 미분양 주택이 증가세를 보이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공공주도로 민간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해 임대주택 등으로 활용하겠단 구상인데, 시장에서의 반응은 엇갈린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만373가구로 전월(7천612가구) 대비 36.6%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지난해 10월 1천41가구에서 11월 1천51가구로 늘었다.
공공주도로 임대주택 등에 활용
LH, 수도권 주택 36가구 사들여
이러한 상황 속에 LH는 지난달 '칸타빌 수유팰리스' 전용 19~24㎡ 36가구를 공공임대용으로 매입했다. LH가 매입한 해당 단지는 인근 시세대비 비싼 분양가로 수요자에게 외면을 받았던 곳이다. 지난해 2월 일반분양 이후 미계약 물량이 발생, 무순위 청약을 7차례 진행했으나 물량을 소진하지 못했다.
LH는 36가구를 각각 2억1천만~2억6천만원대에 매입했다. 총 매입금액은 79억4천950만원이다. 분양가에서 15% 할인된 금액이며, 신혼부부 등이 대상인 매입임대주택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건설사 실패' 세금 충당 지적
"매입 기준 엄격한 설정이 필요"
미분양 주택 정부매입 검토가 사실상 본격화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장에서의 반응은 엇갈린다. 무주택자를 위한 기회 증대라는 기대감 한편으로 건설사를 위한 특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건설사의 수요 예측 실패를 국민의 세금으로 메꾼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사업주도 책임지는 방안으로 매입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건설업계 도산 위험을 사전에 방지한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나, 지금처럼 분양가 그대로에 인수하면 안 된다. 세금낭비를 가져올 수 있어서다. 사업주도 분양가를 높게 책정, 미분양으로 이어진 경우가 있는 만큼 분양가의 30% 수준으로 할인하는 방식을 통해 리스크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입 기준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가 각기 다른 만큼 마감, 하자보수 등 미분양 아파트의 품질이 다를 수 있다. 입지에 따라서도 가격이나 임대수요가 다를 수 있는 만큼 매입가격과 품질, 입지 등의 기준을 엄격하게 설정해 과도한 혜택이 돌아가지 않게 선별적으로 해야한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