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이 신년을 맞아 TV 특집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종료, 인천대로(경인고속도로) 지하화, 공항철도-서울지하철 9호선 직결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유정복 시장은 16일 오후 2시 송도 트라이보울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OBS경인TV 시민 초청 대담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시민이 묻고 시장이 답하다'에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패널로 선정된 시민 20여 명과 방청객 100여 명도 참석했다.
이날 취임 200일을 맞은 유 시장은 지난 6개월간 시정에 대해 "주말은 물론 휴가까지 반납하며 쉼 없이 달려왔다"며 "시민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저도 진솔하게 시정을 보고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뜻깊다"고 말했다.
유 시장은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위한 정책 방향을 묻는 서구 주민 질문에 대해 경기도·서울시·환경부와 맺은 4자 합의에 근거해 인천시가 대체매립지 확보를 위한 동력을 이어가겠다고 답변했다.
유 시장은 민선 6기 시장 재임 시절 4자 합의를 이끌어낸 대체매립지 정책이 민선 7기에 자체매립지(인천에코랜드)로 선회한 것을 언급했다. 기존 4자 합의가 동력을 잃은 배경을 설명하고자 한 것이다. 4자 합의는 2015년 인천시, 경기도, 서울시, 환경부가 인천이 아닌 지역에 새로운 매립지를 찾기로 한 내용이다.
유 시장은 "(대체매립지 확보 일정이) 늦어졌는데 대체매립지를 조성해서 수도권매립지를 종료하는 방안을 확실히 해나가겠다는 것이 저의 의지"라며 "다른 오해와 혼란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대담에서 대체매립지 후보지를 찾는 정책이 얼마나 진전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인천시가 지난해 수도권매립지 종료 문제와 관련해 4자 기관장 회의 일정을 조율했으나 성사되지 못했고, 실무 협의도 지난해 9월 이후 진행되지 않았다.
유 시장이 수도권매립지 4자 협의체를 재가동해 대체매립지 논의라는 물꼬를 텄지만, 관련 정책이 기대만큼 진전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와 과제가 뚜렷한 사안 중 하나다.
후보지·정책 뚜렷한 진전은 없어
"5호선, 계양·서구 거쳐 김포로"
5호선 직결, 비용분담 최종협의중
이번 대담에서 시민 질문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공항철도-서울지하철 9호선 직결, 서울 5호선 연장 등 교통 현안에 집중됐다. 이 중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인 '공단고가교~서인천IC 간 혼잡도로 개선사업'은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유 시장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추진 시 경제성 부족을 우려하는 시민의 질문에 "경인고속도로를 지하화하면 지상부에는 공원·녹지·편의시설이 조성되고 일부는 경제 이익을 가져오는 시설이 들어가게 된다"며 "상업시설을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재원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5호선은 인천 계양구와 서구를 통과해서 김포로 가는 것으로 협의하고 있다"면서 "9호선 직결 계획은 이미 다 돼 있는데, 비용 분담을 최종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유 시장은 수년째 방치된 동인천역사를 원상 복구하고 중구·동구 일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설명하면서 침체한 구도심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인천e음' 캐시백 차등 지원 개편
"사적 이익 안돼" 공직 철학 소개
지역사랑상품권 '인천e음' 캐시백 혜택을 다시 늘려달라는 시민 질문에 대해서는 가맹점 매출에 따른 캐시백 차등 지원, 소상공인·전통시장 활성화에 집중한 개편 방안을 설명했다.
이외에 청년 취·창업 지원, 출산 장려 정책,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유치, 행정체제 개편, 영종 지역 의료복지 강화 등에 힘쓰겠다고 했다.
유 시장은 정치 철학을 물은 시민에게 "정치인의 첫 번째 임무는 주어진 책임을 완수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공적인 지위에 있는 정치인은 권력·권한이 '내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유 시장은 "공적 지위에 있으면서 사적 이익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공직 철학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이 정치를 불신하는 현상에 대해선 "정치인이 자신의 권력과 개인의 이익을 연결하는 부분이 결정적 오류"라고 진단했다. 이어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제가 해야 할 책임을 다하겠다"며 "저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 제 몸을 던질 것"이라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