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쌍방울 그룹 비리 의혹' 핵심인물 김성태 구속영장 청구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던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말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태국으로 거처를 옮겨 8개월 가까이 도피했다. 2023.1.17 /연합뉴스

쌍방울그룹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성태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김영남)는 19일 자본시장법 위반, 횡령 및 배임, 뇌물공여, 외국환관리법위반,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양선길 쌍방울 회장에 대해선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양 회장이 김 전 회장과 공모해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비상장 회사에 대한 부당한 지원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회장은 4천5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640만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해 북한으로 건넨 혐의 등을 받는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8~2019년 쌍방울의 전환사채 거래 과정에서 모두 200억원대 전환사채를 거래하며 관련 내용을 허위로 공시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17일 오전 도피 중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이 조사를 받고 있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 모습. 2023.1.17 /연합뉴스

검찰은 이 전환사채 자금이 이 대표의 변호사비로 흘러갔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변호인 수임료 20억원 가량을 쌍방울 전환사채로 대납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김 전 회장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3억원대 뇌물 공여 혐의도 받는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7일 입국 직후 수원지검으로 압송돼 13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뒤 수원구치소로 이동했다. 전날 오전 10시45분께 수원지검 청사로 출석한 김 전 회장은 이날 새벽까지 14시간가량 추가로 조사를 받으면서 이틀간 고강도 조사가 이어졌다. 김 전 회장과 이 대표는 서로를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 예정된 영장실질심사 참석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피의자 심문 절차 없이 검찰 제출 기록만을 토대로 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된다. 법원은 이날 저녁 또는 20일 새벽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김산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