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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 상승세로 화훼농가에 한파가 닥쳤다. 겨울철은 졸업식과 입학식 등 화훼농가의 대표적인 '대목'이지만, 소비 위축으로 수요가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전기요금이며 난방비가 전년보다 곱절로 뛰었다. 사진은 고양시의 한 화훼농가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 /경인일보DB
 

평택시 청북읍에서 30년 가까이 장미를 재배해온 김은기(69)씨는 최근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지난해 한 달 평균 250만원 정도였던 농업용 전기요금 고지서 앞자리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가 받아든 고지서에는 310만원이 적혀있었다. 수요도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화훼농사를 접어야 하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 상승세로 화훼농가에 한파가 닥쳤다. 겨울철은 졸업식과 입학식 등 화훼농가의 대표적인 '대목'이지만, 소비 위축으로 수요가 예전만 못한 상황(1월16일자 12면 보도=졸업식 자취 감춘 꽃다발… 가격 오르자 주문 멈췄다)에서 전기요금이며 난방비가 전년보다 곱절로 뛰었다.

김씨는 3천300㎡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헤라, 빅토리아 등 고급 장미로 분류되는 품종을 재배한다. 장미가 탐스럽게 자라려면 내부 온도를 평균 20~22도로 맞춰야 한다. 온도뿐 아니라 일조량도 중요하기에, 나트륨등으로 실내를 밝히면서 온도도 높이고 있다. 전기 사용량이 늘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씨는 "나트륨등만 사용하는 농가의 경우 전기요금이 350만원이 넘는다고 들었다. 난 그나마 적게 낸 편"이라고 설명했다. 


화훼농가, 한달새 60만 ↑ 고민
소비 위축·농업 면세유도 올라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여파로 농업용 면세유 가격이 크게 올라 부담이 더해졌다.

리시안셔스를 키우는 장근종(66)씨는 "작년에는 한 달 등유 가격이 1천만원이었는데, 올해는 2천500만원 정도 나왔다"면서 "5년 전부터 농가 면세유로 경유가 아닌 등유를 지급하고 있는데, 등유는 화력이 낮아 훨씬 더 많은 기름이 필요하다. 날은 춥고, 난방비는 오르니 정말 마음 둘 곳이 없다. 온풍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면 잠이 안 온다"고 푸념했다.

생산비는 늘어났지만 정작 꽃 가격은 하락했다. 지난해 말까지는 꽃값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평균 1만원이었던 장미 한 단 경매가가 평균 4천~5천원으로 떨어졌다. 유찰만 안 될 뿐 가격은 '똥값'"이라며 "장미 농사는 굉장히 품이 많이 들어가는데, 코로나19 이후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가격도 떨어져 작목 전환을 한 곳이 많다. 공급이 줄어들면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예전만 못하니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이미 새해가 되자마자 전기요금이 kwh당 13.1원 인상됐다. 여기에 대목이 지나 꽃 수요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올 2분기 가스요금 인상 역시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