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경기도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에 '이태리토분'이 등록돼 있다. /'고향사랑e음' 화면 캡처

'경기도에 기부하면 특산품으로 이태리산 토분을 준다?'

경기도가 지역 특색을 담은 상품을 고향사랑기부제의 답례품으로 지급하겠다고 공언했는데, 느닷없이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토분을 가장 고가의 답례품으로 내놓아 뭇매를 맞고 있다. 지역에 기부한 고마움을 지역 특산품으로 답례하겠다는 취지와도 맞지 않아, 고향사랑기부제의 철학이 배제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31일 도에 따르면 경기도에 기부하는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중 하나로 화훼분야의 '공기정화식물'을 선정해 올리브나무와 밍크선인장 2개 종으로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식물의 토분을 지역 생산이 아닌 이탈리아산을 수입해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 답례품 목록에 수입산 제품을 올려놓은 셈인데, 해당 이탈리아산 토분들은 도가 제공하는 답례품 중 가장 고가인 30만원과 50만원으로 등록돼 있다.

고가의 '수입 토분' 지급 뭇매
"지역성 있는 제품들 추가등록"
 

기부자는 연간 5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으며 기부금의 30% 이내에서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데 100만원 이상의 고액 기부자들만 받을 수 있는 도의 답례품이 해외에서 직수입한 상품들로 채워진 셈이다. 경기도를 대표하는 농특산물은 물론 기업들의 제품이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황당한 '수입 답례품' 제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답례품 개발, 제공을 위한 공급업체 기준 재편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도는 '경기도 고향사랑 기부금의 모금 및 운용에 관한 조례'에 따라 굳이 특산품이나 지역성을 띠는 상품이 아니더라도 도내에 생산기반을 둔 업체가 제조한 상품이라면 공급업체로 선정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이태리 토분을 제공한 업체가 도내에 입지한 업체이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해당 업체가 이태리 토분 외에도 여러 품목의 상품을 추가로 등록할 예정이며 도내에서 재배된 화훼 등이 추가되는 등 지역성 높은 답례품들도 곧 공개할 계획이다"라고 해명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