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주식=쌀밥'이라는 점이 오랫동안 통용됐지만 이런 공식이 깨진 것으로 분석됐다. 쌀 소비가 갈수록 위축되는 가운데 육류 소비량이 지난해 쌀 소비량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돼서다. 이런 상황 속 명품 쌀 산지인 경기도의 벼 농가도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달 18일 발표한 '농업전망 2023'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육류 소비량은 58.4㎏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56.7㎏)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육류 소비량이 쌀 소비량을 앞지른 것은 처음이다. 쌀밥보다 고기를 많이 먹게 된 셈이다.

쌀 소비량은 갈수록 감소한 반면, 육류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02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87㎏이었지만 20년 뒤인 2022년엔 56.7㎏까지 낮아졌다. 연평균 1.7%씩 감소한 셈이다.

반면 육류는 2002년엔 1인당 연간 소비량이 33.5㎏이었지만 연평균 2.8%가량이 증가해 2021년엔 56.1㎏으로 쌀 소비량에 근접한데 이어 2022년엔 추월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쌀을 비롯한 곡류 소비량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1인당 육류 소비량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56.8㎏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쌀과 육류 소비량의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쌀 소비가 점점 위축되는 가운데 경기도내에서 벼를 재배하는 농가도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도내 벼 수확 농가는 8만3천827가구였지만, 지난 2021년엔 5만8천804가구였다. 10년여동안 30% 줄어든 것이다. 전국 최대 쌀산지인 전라남도의 경우 같은 기간 27%가 줄었는데, 경기도의 감소폭이 더 큰 것이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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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은 데 더해, 경기도의 경우 곳곳에서 도시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점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 벼 재배 농가의 고령화가 가속화하는 점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 측은 "재배농지가 줄어들고 있고 농민들의 고령화도 재배 농가 감소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