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기 신도시 재건축시 안전진단을 아예 면제하거나 완화하는 특례를 준다. 1기 신도시뿐 아니라 수원 영통, 고양 화정, 광명 철산 등 20년이 넘은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도 이 같은 특례의 대상이 될 전망이라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이에서 고민하던 다수의 택지개발지구에서 재건축 분위기가 활성화될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는 7일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종 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높일 수 있고, 광역교통시설 등 기반시설을 확충해 공공성을 확보하는 경우 안전진단을 면제하는 게 특례의 주를 이룬다. 재건축의 가장 큰 걸림돌을 없애고 수익성을 높이는 셈이다.
안전진단을 면제하고 심의 절차도 통합해 진행하는 만큼 사업 속도도 기존 재건축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적정 수준의 초과 이익은 환수해 기반시설에 대한 재투자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리모델링할 경우엔 추가할 수 있는 세대 수를 현행 15%에서 20% 정도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종 상향으로 용적률 최대 500%
20년 이상 대규모 택지도 포함
경기도 재건축 붐 기대감 커져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대로 1기 신도시뿐 아니라 조성한 지 20년이 넘은 100만㎡ 이상 택지개발지구를 대상에 포함한 게 핵심이다. 인근에 위치한 2개 이상 택지개발지구의 면적 합이 100만㎡ 이상이어도 대상이 된다. 1기 신도시에만 특혜를 준다는 논란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기도에선 1기 신도시 5곳 외에 수원 영통(326만여㎡), 고양 화정(203만여㎡)·능곡(126만여㎡), 안양 포일(105만여㎡), 광명 철산(136만여㎡)·하안(207만여㎡)도 재건축시 이 같은 특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각 지역에 재건축 붐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일례로 수원 영통의 경우 아직 지역 내 단지들이 대체로 재건축 연한이 되지 않아 리모델링만 일부 검토됐었는데, 이번 특별법 시행을 토대로 재건축 추진 분위기가 더 활성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원시 관계자는 "아직 법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온 게 아니라 조심스럽다"면서도 "리모델링을 고민하던 단지도 특별법 시행을 계기로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곳이 나올 수도 있다. 재건축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기 신도시인 평촌 외에 포일지구도 특례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안양지역에선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나왔다.
안양시에 거주하는 김모(56)씨는 "평촌 재정비가 보다 빠르게 추진될 수 있어 환영할 만한 일이다. 지역이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공급 과잉이나 초과이익환수 강화에 따른 분담금 상승 등의 우려도 내비쳤다.
이미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곳에선 여건에 따라 특별법 적용을 위해 다시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 관련기사 3면(노후계획도시특별법, 이달내 국회로… 정부 발표에 의원들 '환영')
/강기정·이원근·신현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