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종씨와의 인터뷰를 갈무리하며 끝으로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께 남기고 싶은 말은 없느냐고 물었다.
그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그는 "제가 함부로 '아무렇지 않습니다. 도전하세요'라고 말할 순 없다. 장애인들에게 뭘 하라거나 어떤 생각을 가지라고 말하는 건 주제 넘는 소리인 것 같다"고 했다. 대다수의 장애인은 장애를 얻는 순간 가난(경제적 부담)도 함께 얻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박찬종씨는 퇴근길 사고로 산업재해 판정을 받아 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연구소에서 의족을 맞췄다. 이곳은 비용이 외부업체의 절반가량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최소 수백만원 이상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산업재해 범위에 속하지 못하는 경우 의족 비용은 천차만별로 올라간다.
의족의 수명은 5년. 의족 값으로 5년 혹은 3년에 한 번씩 정부가 일부 금액을 지원해준다. 이마저도 정보를 알지 못해 수십 년 전에 맞춘 마네킹 같은 구식 의족을 평생 쓰는 분도 있다고 한다.
단순히 의족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다. 신체의 일부를 보조하는 장애 보조 도구들 대부분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박찬종씨는 끝으로 이런 말을 남겼다. "주변에서 관심을 갖지 않으면 나라에서 지원을 해줘도 당사자는 알 수가 없어요. 제 글을 보고 메시지를 준 절단 환자와 그의 가족들조차도 지원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우리나라는 신청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주지 않아요. 주변에서 장애인분들을 위해 조금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유진주 인천본사 정치부 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