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장관 탄핵소추안 통과<YONHAP NO-4339>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3.2.8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등 야3당이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묻기 위해 공동으로 발의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동안 국무위원이 각종 책임론에 휩싸여 경질되거나 자진사퇴 한 사례는 다수지만, 국회에서 탄핵소추 된 사례는 헌정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179표, 반대 109표, 무효 5표로 가결해 헌법재판소로 넘겼다.

애초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예정됐던 대정부질문 이후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표결하려 했으나, 이에 반발한 민주당은 의사일정 변경 동의 절차를 통해 탄핵소추안을 먼저 처리했다.

국힘 "반헌법적 폭거 부메랑될것"
'이재명 방탄쇼' 팻말로 규탄시위


111.jpg
김진표 국회의장이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소추안 통과를 선포하고 있다. 2023.2.8 /연합뉴스

민주당 김승원(수원갑) 의원은 탄핵소추 제안 설명에서 "이태원 참사 후 국회는 대통령에게 재난 및 안전 업무를 총괄하는 이 장관 해임을 건의했다. 또한 국정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이 장관 파면을 촉구하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아직까지도 답하지 않고 있다. 탄핵소추안에는 국정조사로 밝혀진 진실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난예방 및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 공직자로서 성실 의무를 위반한 책임, 국회 위증, 유족에 대한 부적절 발언, 2차 가해 등 탄핵 사유가 적혔다"고 덧붙였다.

민주 "李 금의환향 속셈 내려놓고
민생문제·유가족 위로 매진하길"


ㅇㅀㅇㅎ.jpg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8일 오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후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이상민 탄핵안 가결 규탄대회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2.8 /연합뉴스

이 장관 탄핵소추안의 국회 통과 이후 여야는 여지없이 정면충돌 했다.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 밖 로텐더홀 계단 입구에 모여 규탄시위를 벌였다. 시위 현장에는 '탄핵안 강행처리=이재명 방탄'이라는 현수막이 바닥에 깔렸고, 의원들 손에는 '정쟁뿐인 탄핵소추 민주당을 규탄한다', '이재명 방탄쇼 탄핵소추안 규탄한다' 등의 팻말이 들렸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이 자행한 반헌법적 폭거는 오롯이 부메랑이 돼 직격으로 민주당에 꽂히게 될 것"이라고 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탄핵이 기각되면 민주당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다시 이 장관을 금의환향시키겠다는 정치적 속셈을 내려놓고 국민 앞에 겸허히, 민생 문제와 유가족 위로에 매진하길 바란다"고 했고,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국회는 국회에 위임한 권한과 책임을 정확한 취지대로 다했다. 국민이 장관에게 부여한 권한과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은 바로 이상민 장관"이라고 날을 세웠다.

헌재 결정따라 정국 파장 커질듯


ㅇㅎㅇㅎㅀ56.jpg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56차 중앙통합방위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3.2.8 /연합뉴스

이 가운데 정치권의 이목은 조만간 이 장관에 대한 탄핵 심판 체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헌법재판소로 쏠리고 있다.

헌재는 각하, 기각, 인용 등의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어떤 결정이 내려지느냐에 따라 정국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탄핵 심판에서는 현행법에 따라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형사 재판의 검사 역할을 하는 소추위원이 된다.

한편, 이번 탄핵소추안 처리로 여야 간 대치국면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의 각종 민생법안 처리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연태·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