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치솟아 근심이 깊었던 수출기업들(2022년 12월26일자 12면 보도=원자재 수입 많은 경기 중소기업… 환율하락에 고비 넘겼다)이 환율 진정세에도 마냥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천260.1원이다. 지난해 10월 1천442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같은 해 12월 1천200원대까지 낮아졌고, 그 이후 꾸준히 1천2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기업에게 유리하다는 통념이 있었지만, 지난해 10월엔 이런 공식이 통하지 않았다.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해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다수여서다.

환율 급등에 원자재 수입 가격이 상승해 제조 비용이 높아져서, 수출을 하더라도 이익이 얼마 남지 않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이 때문에 1천200원대로 환율이 낮아졌을 때 다수의 수출기업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각종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환율 하락에 대한 기쁨이 덜해진 모습이다. 한국무역협회 경기남부지역본부가 지난 1월 2~19일 온라인으로 경기도내 수출기업 389곳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은 올해 최대 수출 애로 요인으로 거론됐다.

응답 기업의 23.7%가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가장 우려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이런 가운데 환차익마저 줄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경기남부지역본부 측은 "하반기 환율 하향 안정세 전망에 따라 경기도 수출기업의 영업이익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수출기업들은 손익분기점이 되는 환율 수준을 1천250원대라고 밝혔다. 손익분기점 환율은 제품 수출 시의 매출과 비용이 같아지는 수준의 환율이다. 1천250원대라고 답한 기업이 34%로 가장 많았고, 1천200원대라고 답한 기업이 26.7%로 뒤를 이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