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거주하는 튀르키예(터키) 출신 유학생들은 지진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자국의 상황을 두고 "알려진 것보다 현장 상황은 더욱 참혹하다"면서 "많은 시민이 도움을 주고 있어서 여전히 희망은 남아있다"고 했다.
지진이 발생한 지역에 포함되는 튀르키예 서부 아다나 출신 유학생 하바 힐랄 겐젤(27·인하대 경영대학원 석사 과정)은 "친구들의 가족이 지진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다들 상황이 매우 나쁘다고 얘기했다"며 "인접한 카흐라만마라슈, 하타이에서는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데 기상 조건과 여진 탓에 잔해가 쌓인 현장에 접근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일 튀르키예 남동부를 강타한 규모 7.8과 규모 7.5 강진으로 8일(한국시간) 오후까지 9천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망자가 2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바 힐랄 겐젤의 고향은 지진 발생 지점인 카흐라만마라슈와 가까워 피해 지역에 포함됐다. 그는 "한국은 튀르키예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빠르게 도움을 준 국가 중 하나"라며 "저 역시 가족들과 함께 자국을 돕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구조상황 좋지않아 구호물자 급박
"추운지역 옷·보온물품 도움될것"
인천 기업들 피해 지원활동 동참도
튀르키예 데니즐리 출신 에제 에일룰 군고르(20·인천대 산업경영공학과 2학년)는 "몇천 동의 건물이 무너지고 아이들은 잔해 속에서 잃어버린 부모를 찾으러 다닌다고 한다"며 "피해 지역에 간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퍼진 사진, 영상보다 현장이 더 심각하고 참혹하다고 얘기한다"고 했다.
에제 에일룰 군고르는 자국에서 발생한 지진 사고를 안타까워하면서 앞서 지난해 10월 서울 시내에서 150여 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자신이 머무는 한국에 이어 자국에서도 큰 사고가 발생해 마음이 좋지 않다고 했다.
그는 유학생 친구들과 함께 자국에 필요한 물건을 모아서 보내기로 했다. 그의 가족들도 지진 피해민을 돕기 위한 구호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에제 에일룰 군고르는 "사고가 난 곳은 현재 터키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비도 많이 온다"며 "구조된 시민은 입을 옷이 없어서 문제라고 하는데, 평소 입지 않는 옷이나 보온 물품 등을 보내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천 중구에 있는 한 물류회사는 주한튀르키예 대사관, 튀르키예항공과 협력해 국내 구호물자를 보내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 물류회사 관계자는 "주한튀르키예 대사관과 협의해 구호물자를 현지에 보내고 있다"며 "피해 복구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 관련기사 2면(한국 긴급구호대, 하타이 수색·구조 전개)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