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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경 경제산업부 기자
"이 재밌는 걸 수도권 친구들만 하고 있었다면서."

지난 주말, 지방의 한 결혼식장에서 만난 오랜 친구가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면서 한 말이다. 친구의 휴대전화에는 메타버스 메신저앱 '본디(bondee)'가 켜져 있었다.

싱가포르 스타트업 '메타드림'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본디가 지역을 막론하고 빠르게 확산되는 모양새다. 수원뿐 아니라 울산 등 전국 곳곳에서 본디 사용자를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본디는 홈화면에서 친구 추가를 누르면 전화번호가 저장된 이들의 앱 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라면 좌측 프로필칸에 생성해놓은 아바타가 떠서다. 기사 작성을 위해 본디에 가입했던 지난 10일까지만 하더라도 한손에 꼽았던 사용자가 며칠 새 두손이 모자랄 정도로 늘었다. 친구부터 직장동료, 홍보실 직원까지. 다양한 이들이 앱을 이용 중이었다.

본디의 기반은 메타버스(Metaverse)다. 작년에 이어 올해의 경제산업분야 키워드도 메타버스다. 다양한 기업들이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선보이고 있고 제페토 등 메타버스 플랫폼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중이 체감하기엔 아직 '그사세'처럼 느껴진다. 메타버스 거품론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이러한 상황 속 본디는 빠르게 한국에 침투했다. 싸이월드를 경험해본 이들에겐 익숙한 듯 낯섦을, 그렇지 않은 이들에겐 나름의 신선함을 선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방적 팔로우가 아닌 서로 팔로우를 해야만 상태를 공유할 수 있다는 폐쇄성도 갖춰 피로감이 적다는 평도 많다. 이 같은 입소문을 타고 본디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빠르게 늘어가고 있으며, 메타버스 관련주도 반등하고 있다.

열풍이 계속될지는 메타드림에 달렸다. 벌써 몇몇 이들은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평한다. 개인정보 보안이 불안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기가 빠르게 식은 오디오 SNS '클럽하우스'의 수순을 밟지 않으려면 콘텐츠 다양성이 답이다. 보안강화는 필수다. 반등 조짐이 보이는 메타버스 시장에 찬물을 뿌리지 않길 바라본다.

/윤혜경 경제산업부 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