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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에서 열린 제3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2.10 /연합뉴스
 

천, 경기, 서울 등 수도권 3개 시도 단체장들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 앞에서 일제히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있었던 일이다.


인천·경기·서울 단체장들이 대통령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수도권 규제 완화를 요구한 건 드문 경우다. 외국기업 투자유치 등 민선 8기 공약 이행에 수도권 규제가 직접적인 걸림돌이 되자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4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유정복 인천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통적으로 '수도권 규제 완화'를 건의했다. 특히 그동안 인천·경기에 비해 수도권 규제 완화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의견을 내는 경우가 적었던 '수도' 서울도 공식 석상에서 목소리를 냈다.

이날 회의에서 이들 단체장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건 수도권 규제로 인해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우, 중국의 규제 강화 등으로 '탈(脫)홍콩'을 하려는 기업들의 주요 고려 대상지가 우리나라 수도권인데, 규제에 막히면서 싱가포르를 선택하고 있는 문제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가 경쟁력 증진 차원에서 수도권 규제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건의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투자유치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외국기업 투자유치와 관련해, 경기도 등 수도권의 경쟁 상대는 국내 지방도시가 아니라 해외 도시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최근 4조5천억원 규모의 투자유치 과정에서 (수도권) 규제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며 "수도권이라서 받는 규제가 많은 상황인데, 정부가 이 문제를 신축적으로 운영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나고, 획일적인 (수도권) 규제를 탈피해야 한다"며 수도권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이는 해외기업 투자유치에 수도권 규제가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는 서울·경기 입장과 궤를 같이하는 발언이라고 인천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중앙지방협력회의서 '공통적' 건의
오세훈 "탈홍콩기업 싱가포르 선택"
김동연 "경쟁상대 국내 아닌 해외"
유정복 "이분법·획일적 규제 탈피"
일자리·경제 활성화 촉매제 '관심'


민선 8기 수도권 단체장들이 정부에 적극적으로 수도권 규제 완화를 요구한 배경엔 '공약'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30년까지 외국인투자 300억 달러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혁신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글로벌기업 등 유치 지원' 등을 각각 공약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외국기업 유치가 필수적으로 진행돼야 하는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뉴홍콩시티' 건설을 약속한 상태다.

외국기업 투자유치는 지역 일자리 확보,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 단체장으로서 관심이 높은 분야일 수밖에 없다.

현행 수도권 규제는 지역을 과밀억제·성장관리·자연보전 등의 권역으로 나누고 공장 신·증설 등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외국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들도 공장 증설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수도권 규제 정책을 펼쳤던 국가들의 경우, 이미 수십년 전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했다.

수도권 단체장들의 건의가 정부 정책에 변화를 줄지는 미지수다. 낙후한 인천 강화와 옹진, 경기 가평과 연천을 수도권 규제 지역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2021년 국회에 발의됐지만 여전히 계류 중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