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공공의료원들이 겪고 있는 '의사 구인난' 문제가 현재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환자들의 불안감으로 이어질만큼 심화하고 있다.
19일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 등에 따르면 포천병원 재활의학과장의 계약기간이 이달 말로 종료된다. 이 병원 재활의학과의 의사인력은 과장 1명뿐이다.
포천병원 측은 곧 공고를 내고 신규 의사를 채용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같은 소식을 접한 환자들은 '폐과'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걱정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이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아오던 지역 중증장애인들의 근심이 깊은 상황이다.
포천병원 재활의학과 중단 위기
낮은 연봉 등 이유 채용 수개월
"국립대 병원서 의무 파견 필요"
실제로 포천나눔의집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포천지역 장애인단체연합은 최근 낸 성명서에서 "포천병원 재활의학과가 오는 28일이면 치료를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면서 "포천에 살고 있는 노인과 중증장애인은 재활의학 치료를 받기 위해 또다시 수도권 병원을 찾아가야만 하는가"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백남순 포천병원 병원장은 현 상황에 대해 "채용공고는 게시될 테지만, 현재 병원이 지급하고 있는 재활의학과 연봉으로 오려고 하는 의사는 없을 것"이라며 "지방의료원 재정이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손해를 감수하며 재활의학과를 유지해 왔는데, 앞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백 병원장은 지방의료원의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선 국립대 병원의 의사 파견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골에 위치한, 의사를 구인하기 어려운 지방의료원에는 국립대 병원에서 의무적으로 의사를 파견해줘야 한다"면서 "지역 주민들한테 (재활의학과처럼) 필수적이지만 수가는 낮아서 돈이 안 되는 그런 과들은 국립대 병원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비단 포천병원뿐 아니라, 다른 공공의료원도 의사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충원하고자 지난해 8월 첫 채용공고를 올렸는데, 수 개월간 지원자가 전무하다 이달 들어 신규 채용을 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내과전문의가 구해지지 않아 3번째 구인공고를 낸 상황이다.
파주병원 관계자는 "지원율이 떨어지는 이유에는 민간병원과의 급여 차이와 지방의료원에 대한 인식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면서 "인력이 빠지면서 생기는 업무 공백은 기존 인력이 메우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업무 과부하가 생기는 등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