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고 현장실습생의 죽음을 다룬 영화 '다음소희'를 통해,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이 겪어야 하는 위험한 근로환경과 부당한 대우 문제가 다시 화두가 됐다.

부당한 현장 실습 등에 대한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됐지만, 현장실습생의 권익을 위해 발의된 법안들은 장기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에 학생들의 안전과 권익을 위해 정치권과 교육계가 시급히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당한 현장 실습 등 지적 오래전
관련 조례 국회에 장기간 계류중
작업거부 명시 서울·울산교육청뿐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다음소희'는 지난 2017년 전북 전주에서 발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당시 통신사 콜센터에서 고객들의 계약 해지를 막는 업무를 담당했던 고교생 A(19)양이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양이 숨지기 전 부모에게 '콜 수를 못 채워 늦게 퇴근할 것 같다'는 문자를 보내거나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말한 점이 알려지면서 직업계고 현장실습생의 근로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하지만 현장실습생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위험에 노출되는 일은 반복됐다. 실제 같은 해 제주 음료공장에서는 실습 학생이 공장 기계에 끼여 목숨을 잃었고, 인천의 한 공장에서도 현장실습생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울러 지난 2021년에는 전남 여수의 한 요트장에서 잠수자격증도 없는 현장실습생이 최소한의 안전요건도 갖추지 않은 채 요트 바닥 청소를 위해 물에 들어갔다가 숨진 바 있다.

그때마다 정치권과 교육계는 제도 정비와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학생들을 위한 환경은 나아지지 않았다. 실제 전국 시·도 교육청 가운데 현장실습 조례상, 학생의 작업 거부권을 명시한 곳은 서울과 울산 등 2곳뿐이다.

국회에도 감독관 배치 및 전담 노무사 지정 등의 내용을 담은 '직업교육훈련촉진법' 개정안이 13건 발의돼 있지만, 모두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안타까워만 할 일이 아니다. 관련법 개정을 통해 제도를 강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