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20일 임명한 한현수 경기국제공항추진단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국제공항 조성은 김 지사의 핵심 공약이다. 추진단장은 이를 지원하는 요직이다. 실무에 밝고 추진력을 겸비한 인재가 절실했던 김 지사는 추진단장직을 개방직으로 전환해 인재를 공모했다.

한 단장은 경력 자체가 직무 맞춤형이다. 2017년부터 4년 동안 국방부 군공항이전사업단장을 역임하며 수원·대구·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을 담당한 뒤 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군공항 이전 및 신설 행정에 전문적인 전관이다. 군공항 이전 사업을 둘러싼 역내 갈등을 해결하는 실무에 정통하다. 공모라지만 사실상 김 지사가 공들여 영입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 단장 임명은 김 지사의 경기국제공항 실현 의지를 대변한다.

경기국제공항은 수원 군공항 이전 사업을 둘러싼 갈등에서 태어난 의외의 옥동자다. 국방부가 2017년 화성 화옹지구를 수원 군공항 이전 예비 후보지로 발표하자 찬성하는 수원시와 반대하는 화성시의 갈등이 격해졌다. 양보 없는 갈등으로 수원 군공항 이전은 예비 후보지 선정 단계에서 한 발짝도 진전할 수 없었다. 경기국제공항이 갈등을 타개할 묘책으로 떠올랐다. 경기 남부권과 충청권 여객수요를 감당하는 경기국제공항을 신설해 군공항을 수용하자는 안이었다.

신공항과 군공항의 차이는 컸다. 적어도 화성 시민은 관심을 보였다. 김 지사는 아예 신공항을 국제자유도시로 건설하겠다고 판을 키웠다. 하지만 화성시의 공항 이전 반대세력은 여전하다. 군공항 이전을 위한 꼼수라며 경기국제공항도 싫다고 한다. 수원 군공항 폐쇄, 드론 비행장 재활용을 고집한다. 어떤 형태이든 화성에 공항이 들어오면 안 된다는 얘기다.

안보전략상 수원 군공항 이전은 절실하다. 도심지 군공항은 24시간 기동훈련이 불가능하고 조종사들은 긴급상황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 본인의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군공항이 전술핵무기 타격점이라는 북한의 협박은 불편하고 불안하다. 경기국제공항은 군사, 경제면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원 군공항 이전, 경기국제공항 조성을 위한 행정 행위는 사실상 전무했다. 거대 기초단체인 수원과 화성의 갈등에 개입할 정치적 강단이 부족했던 탓이다. 한 단장을 영입한 김 지사는 달라 보인다. 지사가 경기국제공항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한 단장이 실무선에서 갈등을 해소하는 진짜 행정을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