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평화 안보 자산을 활용할 계획을 고민할 때이다. 인천시는 평화·안보 자산이 많은 도시이지만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연구원은 21일 공개한 정책연구과제 '(가칭)서해평화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정책 방안' 보고서에서 인천시의 전쟁, 분단, 남북 갈등 상황을 연계한 평화자산 현황을 파악하고, 관련 정보를 집약한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근 국제정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갈등과 대결로 치닫고 있다. 북미관계는 장기 교착기를 지나 위기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미중 갈등을 틈타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면서 남북관계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남북관계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이해관계, 특히 북미관계에 긴밀히 동조할 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수수방관할 수는 없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모멘텀을 찾아내야 한다. 경기도나 인천시와 같은 접경지대의 지방정부는 평화유지가 더욱 절실하다. 긴장이 고조될수록 오히려 이를 완화할 수 있는 계기를 찾아 위기 극복에 일조하는 한편 다가올 협력과 교류의 재개에 대비해야 한다.
인천연구원은 평화자산을 지역(지리·지형), 자연·생태환경, 인문·사회·역사·문화, 평화(군사·전적) 등으로 분류해 수집·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관련 문헌과 사료, 사진, 영상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해야 한다. 특히 시민과 청소년이 평화·통일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지역에 있는 평화자산을 디지털화하거나 온라인 플랫폼으로 구축해 정보 접근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인천시의 경우 접경지인 황해도와 해서(海西) 지역의 문화유산을 조사 연구하는 사업을 추진하여 그 결과를 디지털화하여 시민들과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인천과 황해도를 중심으로 한 해서 지역이 전통적으로 공유해 왔으나 국토의 분단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사장된 경우가 적지 않다. 인천과 황해도는 동일한 문화권역으로 선사문화(고인돌), 무형문화재, 해양 민속문화 등을 공유해 왔으며 산업과 경제활동에서도 밀접한 관계였다. 지금과 같은 긴장 국면에서 문화교류 역시 제한적일 밖에 없으나, 향후 문화유산의 교류협력을 대비한 조사연구를 축적해 둔다면 남북의 문화적 이질화를 최소화하고 관광 문화콘텐츠산업 등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사설] 인천의 평화자산을 체계화할 때다
입력 2023-02-23 19:19
수정 2023-02-2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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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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