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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인천본사 사회교육부 기자
지난 7일 인천 남동구의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계모와 친부에게 학대를 당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아이의 이름과 아이가 다녔던 초등학교, 체구 등 정보만 가지고 온 동네를 다녔지만 헛수고였다. 흔히 아이들이 하교 후 들르는 떡볶이집, 편의점, 문방구에서도 전혀 아이를 알지 못했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들어간 한 가게 직원들에게 "혹시 이 아파트에 살았던, 마르고 아동학대 의심이 보였던 아이를 아시나요?"라고 물어보자 직원이 깜짝 놀라며 답했다. "바로 앞 동에 사는 아이 맞나요?"

이 아이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던 직원들은 너무나도 말라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아이는 일주일에 한 번씩 저녁 시간 전에 반찬 가게를 찾았다고 한다. 아이의 휴대전화 통화 소리 너머로 들리는 신경질적인 목소리에 직원들은 친모가 아님을 확신했다고 한다. 한 달 전 아이가 찾아왔을 때 다음엔 꼭 아동학대 신고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지만, 그날이 아이를 본 마지막 날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6월 옆 동네로 이사 왔던 아이는 다니던 초등학교를 옮기지 않은 채 몇 달간 약 2㎞나 떨어진 이전 집 근처 학교에 계속 다녔다. 어른 걸음으로 30분이 걸릴 정도로 먼 거리였다. 아이가 다녔던 길을 직접 걸어보니 공사장을 지나야 하고, 크고 작은 도로 등을 여러 번 건너야 했다. 홀로 그 긴 거리를 걸으며 아이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인천시교육청은 부랴부랴 미인정결석(장기결석) 학생관리 매뉴얼을 재검토하고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불과 2년 전인 2021년 3월에도 인천 중구 영종도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어린 나이에 보호자의 학대로 세상을 떠난 아이들을 기억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수진 인천본사 사회교육부 기자 we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