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와 도교육청 공무원들은 "심각한 저출생 현상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해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라는 답변으로 모든 질문을 방어한다. 늘어나는 학급 수만큼 초중고 교사 정원을 늘리지 않는 것, 올해 도내 91개 공립 병설 유치원을 휴원한 것 등 모든 게 '학령인구 감소로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다.
모든 선택엔 기회비용이 따르는 법,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에 공교육은 멍이 들고 있다. 이를테면 초중고 학교에선 부족한 교사 정원을 기간제 교사를 채용해 메우고 그것도 모자라 정원외 기간제 교사로 땜질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도내 기간제 교사는 전체 교사의 18%, 정원외 기간제 교사는 전체 기간제 교사의 24%에 달한다. 이에 교육을 '백년대계'라고 하지만 실제 학교에선 같은 교육 시스템을 일년도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기간제 교사가 담임 또는 부장교사를 맡는 일이 허다하다. 매년 재계약하는 기간제 교사 특성상 인수인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기간제 교사 채용 및 관리는 정규 교사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행정업무가 증가한다. 교사의 행정업무 증가는 자연스레 수업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결국 수업받는 학생에게 모든 비용이 전가되는 셈이다.
이처럼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라는 답변은 비겁하고 무책임한 변명에 가깝다. 결정이 불러올 파장을 다각도로 검토하지 않은 채 수치와 데이터로만 공교육의 가치를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대 사안을 관행대로 결정하는 행정 편의주의의 소산인 셈이다.
2일 새 학기가 시작한다. 이번 학기부터 취임 2년 차를 맞는 윤석열 정부와 임태희 도교육감의 핵심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새로운 정책이 시행되는 만큼, 그 과정에서 조금이나마 행정 편의주의를 탈피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동한 경제부 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