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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청년들이 늘면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탈모 성지'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1일 오전 성남시 미금역 인근 한 상가 의원 앞에 탈모 처방 관련 홍보물이 서 있다. 2023.3.1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

 

역시 '탈모인의 성지'였다. 1일 오전 성남시 미금역 인근 한 상가 3층의 내과, 한의원, 두피관리센터 앞으로 탈모약 종류, 효과, 처방 가격 등을 홍보하는 광고물이 이곳저곳 붙어 있다.

이곳의 한 내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저렴하게 탈모약 처방으로 이미 이름난 의원이다. 이곳에서 만난 대학원생 백모(24·여)씨는 "1년 반 전부터 극심한 다이어트로 머리숱이 적어진 것 같아 전문병원에서 탈모 진단을 받은 뒤로 간간이 약 처방만 받으면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수원 등 약 처방 방문 증가
성동구·보령시 등 치료비 주기로
'위중한 질병 우선' 목소리도 나와


온라인에서 성지로 알려진 수원시 권선구의 한 의원 관계자도 "탈모 관련 진단을 전문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개월 간격으로 약 처방만 받으러 오는 환자분들이 많이 계신다"며 "요즘엔 특히 20~30대 젊은 층도 많이 내원하는 추세"라고 했다.

탈모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청년들이 늘면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탈모 성지'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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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청년들이 늘면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탈모 성지'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1일 오전 성남시 미금역 인근 한 상가 의원 모습. 2023.3.1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탈모 환자 인구는 24만2천960명으로 4년 전(21만5천25명)보다 3만여명 늘었는데, 이중 30대 이하 청년층이 12만8천922명으로 반 이상(53%)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탈모 환자도 2만여명에 달할 정도로 탈모를 겪는 연령층은 점점 하향되는 추세다.

특히 청년 탈모가 입시 경쟁, 취업난 등 사회적 요인으로 인한 현상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책적으로 탈모 치료비를 지원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지난해 5월 서울시 성동구는 전국 최초로 청년 탈모 치료비를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하고, 이달부터 지원 사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충남 보령시는 실제로 올해부터 40대 이하 시민을 대상으로 탈모 치료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20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탈모 치료비 지원 관련 공약이 제기돼 공론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탈모보다 시급하고 위중한 질병에 대한 지원이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내에서는 아직 탈모 관련 입법 움직임은 없지만 인접 지자체들이 지원에 나서면서 논의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시는 탈모 조례에 대해 여드름 치료, 라식·라섹 수술과 형평성 등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논의를 본격화했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