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시흥·금토동 일원 43만460㎡ 부지에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조성 중인 판교제2테크노밸리에서 산지관리법 위반, 교통영향평가 오류 등이 발생하고 준공일이 지속적으로 지연되는 등 갖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기업에 돌아갈 수밖에 없는 현 실태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 편집자 주
판교제2테크노밸리 E1블록에서 산지관리법 위반 사례가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산지를 깎아 건물을 지으면서 옹벽을 세울 때 수직높이가 15m 이하로 제한되는데 이를 위반한 것이다.
일명 '백현동 옹벽 아파트' 문제로 감사원 감사, 검찰 수사 등 홍역을 치르고 있는 성남시는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63%)와 경기도시공사(GH, 35%)를 경찰에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성남시 "고지에도 위법행위 고발"
GH "LH 일" LH "소프트웨어공제조합이 처리"
소프트웨어공제조합 "우린 피해자, 소송 검토"
준공일 늦어지며 입주기업만 피해
2일 관계기관들에 따르면 소프트웨어공제조합이 판교제2테크노밸리 E1블록에 지식산업센터와 근생·업무 용도로 연면적 7만8천405㎡, 지하6층·지상6층 규모의 건물을 짓고 있다.
해당 건물 부지는 지목상 임야로 산지관리법의 적용을 받는다. 산지법은 무너질 경우 큰 인명피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옹벽 높이를 15m 이하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건물은 뒤쪽 산 비탈면을 깎아 23m 가량의 옹벽을 세우고 공사가 진행 중인 상태다.
성남시는 판교제2테크노밸리 조성 관련 LH·GH와 협의할 때 해당 부지가 임야임을 알려주고 산지관리법 관련 고지도 했는데 법 위반 행위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위반 사안에 대해 소프트웨어공제조합 측에는 공사 중지를, LH·GH 측에는 원상복구를 요청했지만 이행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사업시행자인 LH·GH를 고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GH는 이에 대해 'LH가 처리해야할 사안', LH는 '소프트웨어공제조합이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소프트웨어공제조합측은 '우리는 피해자'라고 항변하고 있다.
GH 측은 "해당 사안은 인허가와 관련된 내용으로 LH가 주관해 처리해야 할 부분이다. 조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 LH 쪽에 해결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LH 측은 "LH는 법령위반 시설물의 설치자 및 소유자가 아니므로 위반사항에 대한 시정을 매수인(소프트웨어공제조합)에게 요청함과 동시에 위법사항 시정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성남시, 매수인과 협의 중"이라고 전해왔다.
소프트웨어공제조합 측은 "LH·GH와 삼자협약으로 부지를 매입했고 계약서에 대지로 돼 있다. 임야이니 옹벽을 세울 때 주의해야 한다는 말을 일절 고지받은 바 없다"며 "성남시에서는 향후 준공 승인을 안 해주겠다고 하는데 우리는 피해자다. 행정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사안은 준공이 지연되고 있는 판교제2테크노밸리 전체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국토부는 최근 적기 준공을 위해 해당 사안을 해결할 것을 관계기관에 주문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