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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킨텍스 1전시장 3홀에서 열린 2023 경기국제보트쇼 개막식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전시장 주요 부스 방문 및 체험을 하고 있다. 2023.3.3 /경기도 제공

 

"우리에게는 '강자의 공정'이 아니라, '약자의 기회'가 필요합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자녀 학교폭력 문제로 낙마한 국가수사본부장 사태 등 연이어 터지는 기득권 사회의 민낯을 '강자의 공정'이라고 꼬집으며, 그 대안으로 민선 8기 경기도정의 한 축인 '기회'를 부각시키고 있다.

얼핏 들으면 어려운 이야기지만, 기득권에게만 공정한 룰을 적용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뜯어 고쳐서, 약자에게도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석열 정부와 경기도는 다르다"는 '진짜 공정'을 재차 강조하는 셈인데, 기득권만 기회를 독차지한 사회 구조적 문제를 풀고 더 고른 기회를 나누겠다는 김동연 지사의 의지가 경기도에서 먼저 실현될지가 관심이다.

'국수본부장 사태' 계기 연일 비판
"피해자 비전 빼앗아 청년들 분노"
"사다리 만들 것" 도정 반영 주목


김동연 지사는 연일 윤석열 정부의 가치 중 하나인 '공정'이라는 뇌관을 건드리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4일 '경기도 청년봉사단' 5기 발대식에서 "최근 청년들의 분노가 심상치 않다. 학교폭력 가해자 아들을 위해 피해자의 기회와 비전을 빼앗은 어느 공직 후보자 때문"이라며 "'기회 사다리'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제104주년 3·1절' 기념행사에서도 김 지사는 현재 사회에서 발생하는 '기회의 불공정'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득권'이라 진단했다.

김 지사는 "우리 사회 구조는 기회의 불공정, 기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불공정과 특권, 아빠 찬스, 최근 벌어진 수많은 고른 기회를 막는 것이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더 고른 기회를 주는 것을 막고 있다"고 했다.

소위 엘리트 집단인 기득권이 기회를 독차지하며 어떤 사람에게는 기회가 넘치는데, 어떤 사람에게는 기회가 가지 않는 불공정한 구조가 굳어졌다는 의미다.

'기회의 불공정'은 김 지사가 도지사 선거를 치를 때는 물론, 정치에 입문하기 전부터 수차례 강조해온 내용이다. 김 지사부터가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7살 이른 나이에 직장을 구했으며 이후 기획재정부 장관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역경을 헤치며 몸소 기회의 불공정을 체감했다.

더욱이 아주대 총장을 역임하며 해외연수 프로그램인 '애프터유(After you)'를 만들게 된 것도 "어려운 집과 그렇지 않은 집 학생 간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가 '해외 경험'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곽상도 전 국회의원 아들이 받은 50억원이 무죄가 아니라는 재판부의 1심 판결까지 더해 기득권인 강자의 공정이 판을 치자, 김동연의 분노가 '약자의 기회'를 실현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확장돼 나온다는 설명도 있다.

김 지사는 "경기도는 더 많은 기회를 위한 '기회 사다리'를 만들겠다"고 말해왔는데, '약자의 기회'가 이를 통해 실현될지 주목된다. → 관련기사 3면("윤석열 정부 '보이는 주먹' 잘못 휘둘땐 구조적 문제로")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