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들은 모두 강화도가 아닌 인천 서구 검단 일대에서 등교했다. 이들을 포함한 전교생 61명 중 절반 이상이 도심에서 통학버스를 타고 학교로 왔다. 수도권의 학교도 폐교 위기를 피해가긴 어려운 상황에 명신초의 전교생 수는 지난해보다 2명 늘었다.
도심에서 작은 시골 학교까지 아이들의 발길을 향하게 한 것은 도심의 학교와는 다른 명신초의 교육 때문이다. 이미 10여 년 전에 폐교 위기를 맞닥뜨린 학교는 생존 방식을 찾아 나섰다. 2010년에 명신초 선생님들이 편도 1시간 거리의 검단 일대에 사는 학생들을 직접 차로 태워오기 시작한 것이다. 시골학교 텃밭에서 작물을 길러 수확하는 체험을 희망하는 아이들이었다.
1944년에 개교한 명신초는 교실 수가 부족해 돌봄 전용 교실과 방과 후 전용 교실은 따로 갖추지 못했다. 비록 최신식 건물은 아니라도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기대감은 높았다. 입학식에서 만난 학부모는 밖으로 나가 친구들과 뛰노는 걸 좋아하는 자녀의 선택을 존중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학부모는 자녀가 지나친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명신초가 폐교 위기를 벗어난 방법은 특별하지 않다. 학교와 부모가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던 것뿐이다. 학교는 자연 체험 활동을 희망하는 도심의 아이들을 거절하지 않았고, 부모들은 숲에서 흙을 만지고 놀고 싶다는 자녀의 생각을 존중했다. 명신초는 운동장에 걸어놓은 현수막 문구 하나도 학생들의 제안을 받아 결정해 왔다. 지난해엔 학교 마스코트인 '예똑이(예절이 바르고 똑똑한 아이)' 디자인을 투표를 통해 학생의 그림으로 선정했다. 학교 소멸 위기 앞에 아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교육방식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백효은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