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 중인 인천시의회 '해양클러스터 및 항만재개발 특별위원회'(이하 해양·항만특위)는 9일(현지 시간) 대만 가오슝시를 찾아 보얼예술특구 등 항만 재개발사업 현장과 항만시설 등을 시찰했다. 가오슝시는 대만에서 가장 큰 항만 도시로, 국제공항도 갖추고 있어 인천과 유사한 점이 많다.

1920년대부터 본격 운영된 가오슝항은 수심 문제 등으로 대형 화물선의 이용이 점점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가오슝항의 화물 하역 등 물류 기능은 30여 년 전부터 외곽 지역 항만으로 이동하게 됐다. 가오슝항의 물류 기능이 축소되면서 인근 창고가 텅 빈 채로 남는 등 그 일대는 활력을 잃었다.

가오슝시 등 관계 당국은 2000년대 들어 예술인을 위한 보얼예술특구로 조성하기로 했다. 현재 이 특구에선 공연과 전시 등 문화예술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2020년엔 대만 최초의 교차 회전교 '다강교'를 만들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교차 회전교는 평소엔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교량으로 활용되다가 일정 시간이 되면 교량 중앙부에 있는 기둥을 중심으로 90도 정도 회전해 배가 다닐 수 있다. 


물류기능 축소 텅빈 창고 활력잃어
예술특구 조성 공연·전시 등 활발
교차 회전 '다강교' 관광자원 활용


해양·항만특위 박판순(국·비례) 위원은 "기능을 잃은 항만을 활성화하기 위해 가오슝 당국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며 "인천이 참고할 만한 정책을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었다"고 했다.

신영희(국·옹진군) 부위원장은 "보얼예술특구의 경우 문화예술 공간뿐만 아니라 지역 관광 명소로도 활용되고 있다"며 "가오슝 당국의 항만 재개발 정책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했다. 이어 "가오슝 재개발 사례를 인천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이날 해양·항만특위 위원들에게 보얼예술특구 등에 대해 설명한 TIPC(대만국제항만공사) 임원 황웨이신은 "옛 항만지역을 다시 활성화할 수 있도록 보얼예술특구를 지속해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가오슝항 운영 현황에 대해선 "지난해 1천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 정도를 처리했는데, 항공 운송이 많은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발달로 인해 물동량이 감소 추세에 있다"며 "항만 물동량이 늘어날 수 있도록 환적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했다.

의원들 "참고할 활성화 정책 많아"
가오슝시의회와 '교류 강화' 약속

한편 해양·항만특위는 가오슝시의회를 찾아 교류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인천시의회와 가오슝시의회는 지난 2010년 우호 협약을 체결해 교류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지 한인회는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사를 특위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 5일 해외 출장길에 올라 싱가포르를 거쳐 대만을 방문한 해양·항만특위는 10일 타이베이로 이동해 도시재생사업으로 조성된 '송산문창원구' 등을 살핀 뒤 11일 귀국한다. 송산문창원구는 1930년대 조성된 대만 최초의 담배공장을 2011년 문화예술 복합시설로 만든 곳이다.

가오슝/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