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의 핵심 공약으로 새롭게 시도하는 예술인 기회소득이 가시권(3월 10일자 3면 보도)에 들어왔지만 신청자격을 두고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예술인'임을 증명하는 과정 때문인데 제도적으로 인정을 받기까지 최대 4개월이 소요되는 실정이라 당장 6월 시행에 예외가 되는 예술인들이 생겨날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오는 6월부터 중위소득 120% 이내 예술인에게 연간 150만원을 지원하는 예술인 기회소득을 시행한다. 예술인들이 생계 부담을 덜고 예술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문제는 '예술인'을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문제다. 현재 유력하게 논의되는 안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을 통한 예술활동증명을 받은 사람을 예술인으로 정의하는 방안이다.
신청건수 폭증… 최대 4개월 소요
첫 시행 6월에 맞춰 못 받을 수도
김동연 만난 자리서 "대책 마련을"
문학·미술·사진·건축·음악 등 분야별로 예술활동증명이 발급되는데 문제는 신청에서 발급까지 소요되는 기간이다. 최근 신청 건수가 폭증하며 15주에서 16주 가량이 걸리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 이면에는 코로나19가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발병하며 공연·전시 활동이 줄어들자 정부와 지자체가 예술인 지원에 나섰는데 지원 조건으로 예술인활동증명을 내세운 게 계기가 됐다.
이 때문에 한 달 평균 1천건 내외로 접수되던 예술인활동증명이 9천건 가량으로 폭증했고 이런 추세가 이어지며 현재까지 증명 발급에 4달 가량이 소요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계산하면 현재 예술활동증명을 신청하면 6월 중순 이후에나 발급을 받을 수 있는 셈이어서 6월 첫 시행을 앞둔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예술인들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어 지난 9일 열린 예술인과 경기도지사의 간담회에서 한 예술인이 "예술활동증명이 많이 밀려 있어 올해 지원을 못 받을 수 있다.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예술활동증명 발급 신청서로 예술인 기회소득 지원 자격을 주자는 의견도 제기되지만 실현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예술인복지재단 관계자는 "신청한다고 예술활동증명이 되는 게 아니라 신청 과정에서 미비한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발급 신청서로 예술인 자격을 갈음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