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 5명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일이 발생했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은 하기도(기관지, 폐 등) 감염증을 포함한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바이러스 원인 중 하나이다. 2세 미만의 영유아에서 발병률이 높으며, 조기 출생아나 기관지폐이형성 및 일부 선천성 심장질환 환자에서 발생하면 모세기관지염과 폐렴 등의 중증 호흡기감염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러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이 지난 한 달 사이 2.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조사한 표본감시기관 입원환자 감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9주차(2월26일~3월4일)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신고된 환자 수는 모두 214명으로, 최근 5주간 신고 수가 지속해서 증가했다. 특히 0~6세 비율이 72.9%로 영유아를 중심으로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생은 10월부터 시작해 다음 해 1월쯤 유행 정점에 도달한 뒤 3월까지 발생했으나, 지난해에는 10~11월 사이 작은 유행을 보인 후 감소했다가 올해 2월부터 다시 발생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질병관리청의 설명이다.
0~6세 72.9% 한달새 2.2배 증가… 접촉·비말 통해 전파
감기와 비슷하나 숨쉴때 쌕쌕소리·심한 기침 두드러져
선천성 심장질환등 고위험군에 '팔리비주맙' 투여 예방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주로 발열과 코막힘, 콧물, 기침, 호흡곤란 등이 생긴다.
감염된 영아와 유아 중 25~40%가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 증세 또는 징후를 보이고 0.5~2%는 입원을 해야 하기도 한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나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호흡곤란, 일주일 이상 동반되는 심한 기침 등의 증상이 두드러지는 게 특징이다.
이러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은 콧물, 인후통 등 주로 상기도 감염으로 나타나지만, 영유아와 면역저하자, 고령자에서는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하기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 감염된 사람과의 접촉이나 호흡기 비말을 통해 쉽게 전파되므로, 산후조리원이나 영유아보육시설 등에서는 감염 예방을 위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올바른 손 씻기를 자주 하며 눈·코·입을 자주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영유아들은 쇼핑몰과 같이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고, 컵·식기·장난감과 같은 개인물품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 기관지폐이형성증이나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소아 등 고위험군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유행기 동안 팔리비주맙(palivizumab)을 투여하는 수동면역 방법이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