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지역을 중심으로 경기 남부권 일대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로 거듭날 예정인 가운데, 해당 클러스터의 중추적 역할을 할 삼성전자가 비수도권에도 향후 10년간 60조원 이상을 투자해 상생 경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15일 정부가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이같은 계획을 내놨다. 비수도권 지역 삼성 사업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지역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지역 균형 발전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경기 남부권에 조성
첨단전략산업 관련 60조원 이상 투자 결정
'반도체 소부장' 국산화 위한 지원도 강화
우선 충남 천안·온양 사업장에 반도체 패키지 분야 관련 차세대 연구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시설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술은 난이도가 높고 파운드리 소재·장비 분야의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집중 투자를 통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다.첨단전략산업 관련 60조원 이상 투자 결정
'반도체 소부장' 국산화 위한 지원도 강화
삼성 SDI 역시 경북 구미를 QD(퀀텀닷) 등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첨단 소재를 특화 생산하는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TV,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생산에 사용되는 전자 소재의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차세대 에너지용 첨단 소재까지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반도체와 더불어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분류되는 디스플레이·배터리 분야에서도 비수도권 사업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 사업장에 '디스플레이 종합 클러스터'를 구축해 중소형 IT기기, TV·디지털 사이니지 등 대형기기, VR·AR 등 신규 디지털 기기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삼성 SDI는 충남 천안 사업장에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용량이 크고 안전한 '전고체 배터리' 마더 팩토리 등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마더 팩토리는 첨단 생산 기술과 핵심 공정을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적용해 해외 생산 공장으로 확산시키는 중심 기지다. 또 울산 사업장에선 배터리 성능을 결정하는 양극활 물질 등 배터리 핵심 소재에 대한 연구와 생산 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마더 팩토리는 경북 구미 사업장에 조성한다. 구미에서 개발한 생산 기술을 전 세계 생산 공장으로 확산할 예정인데, 이와 함께 지역 대학들과 계약 학과를 운영해 지역 IT 인재 양성을 지원하는 한편 고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가전 부문에선 광주 사업장에서의 생산 제품을 프리미엄 스마트 제품 중심으로 확대, 재편해 이곳을 글로벌 스마트 가전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
이에 더해 일본 업체들이 세계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MLCC(전자 회로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류 흐름을 일정하게 조절하고 부품간 전자파의 간섭을 막아주는 핵심 부품)와 관련, 부산을 첨단 MLCC 특화지역으로 육성해 삼성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삼성은 60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것 외에도 삼성과 지역경제가 더불어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상생 모델'을 구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반도체 설비·소재 경쟁력 강화와 국산화 확대를 위해 국내 협력회사들과의 공동 연구 개발을 확대하고, 중소 팹리스 기업에 대한 MPW(Multi-Project Wafer) 지원을 확대하는 게 대표적이다. 국내 반도체 클러스터에도 글로벌 소부장 선도 업체들의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주력해왔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고도화하고, 취약 산업·소멸 지역의 기업들을 우선적으로 지원해 지역 중소기업의 내실화와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역사회 발전 없이는 회사도 전진할 수 없다. 이웃을 돌아보고 함께 성장하자.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더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미래를 준비하자"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