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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전경. /경기도 제공

 

인연·이념·충성이 없는 3無 인사. 최근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 내정으로 인선이 완료돼 가고 있는 경기도 산하기관장 인선을 이해하는 열쇳말이다.

경인일보는 경기도 산하기관 26곳의 기관장 인사를 주요 경력을 토대로 정리했다. 모두 26명 기관장 중 전 도지사가 임명해 민선 7기부터 임기를 이어온 인물은 모두 6명이다. 이들을 제외한 20명을 대상으로 기관장 주요 이력을 토대로 크게 3가지 인사 유형을 분류했다. 


45% 민간·40% 공직 출신이 채워
'전직' 국회의원 1명… 차관도 1명
인연·이념·충성 배제 '몰랐던 사람'


우선 가장 비중이 컸던 분류는 '민간 전문가'다. IBK 자산운용 대표 출신 시석중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이 대표적인 예다.

민간 전문가는 전체 20명 중 9명으로 45%의 비중을 차지했다. 국회의원·공무원·공공기관장을 거친 '공직자' 출신은 전체의 40%(8명)로 국회의원 출신 채이배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와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을 지낸 강성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을 들 수 있다.

전 도의원 출신이 3명으로 15%로 나타났다. 출신을 바탕으로 한 외부적인 분류 외에 인사 속사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키워드는 무 인연·무 이념·무 충성이다. 임명된 기관장들은 대체로 "(도지사는)몰랐던 사람"이라는 반응을 내놓는다.

선거캠프 출신 이력을 가진 이가 드물고 사회생활을 통해서라도 오랜 기간 도지사와 유대를 쌓은 사람이 없다는 게 첫 번째 특징이다.

채 전 의원 선임에서 보듯 이념과 상관없이 인물을 쓴다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다만, 이런 배경에서 도지사 철학에 공조하고 실행에 옮기는 '충성도'는 과거와 비교해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

'동지'로 뭉친 전임 이재명과 대조
해당 분야 잔뼈… '동업'에 가까워
상대적 '충성도'는 낮다는 평가도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 이우종 경기문화의전당 사장, 이헌욱 경기주택공사 사장. 2018년 출범한 민선 7기 이재명 전 지사의 경기도에서 첫 산하기관장을 맡은 인물들은 당시 도지사와 긴밀한 유대 관계를 유지한 인물들이었다.

민간인 시절 아파트 리모델링 관련 활동을 했고 성남도시공사에서 근무한 유동규씨, 변호사이자 정치적 후계자로 불렸던 이헌욱씨, 경기도지사 선거 캠프 상황실장을 맡았다는 것 외에 문화·예술관련 이력이 없던 이우종씨의 선임을 두고 일각에선 전문성보다 친소 관계를 중시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민선 8기에선 경기관광공사에 조원용 전 효성그룹 홍보실장, 경기아트센터(구 경기문화의전당)에 서춘기 전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립예술단 총괄본부장, 경기주택공사에 김세용 전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등 직간접적으로 해당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을 선임했다. 주요 기관의 초대 기관장만 비교해 보더라도 이재명 전 지사와 김동연 현 지사의 인사 스타일에 대한 확연한 차이가 드러나는 셈이다.
 

성남시장·경기도지사를 거쳐 대선으로 향한 이재명 전 지사가 주변 인물들과 정치적 성장 과정을 함께한 '동지'로서 뭉쳤다면 김동연 지사의 인사는 정치적 동지라기보다는 동업 관계에 가깝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 표 참조·관련기사 3면([심층분석] 민선 8기 산하기관장 인선 완료… 김동연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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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신현정 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