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의 경우 통상 수준이 높으면 품격도 높다고 말하는 등 두 개념은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그렇지 않은 집단도 있는데 지방의원이 그러하다.
지방의원의 수준이 많이 올랐다. 일단 전문직이 많이 늘었다. 국회의 산물이라고 여겨졌던 변호사·노무사 등 소위 '사(士)'자가 들어가는 전문직들도 지방의회로 속속 들어왔고 지방의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던 다선 의원 비중도 늘었다. 경기도민에게도 좋은 일이다. 수준 높은 이들이 의회에 들어와 지방자치법 강화를 외치니 우연의 일치일진 몰라도 차차 국회가 개정도 해줬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지방의회 역시 국회처럼 교섭단체가 법문화되는 제도가 마련됐다.
그러나 품격도 올랐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경기도의회는 3월 임시회를 최근 개회해 23일까지 회기 중이다. 세 차례에 걸친 본회의를 진행했는데 의원들의 참석률이 가관이다. 전체 의원 156명 중 100명 언저리가 '재적'한 것으로 전광판에 표시됐는데, 실상은 전체의 3분의1도 안 됐다. 화장실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운 일부를 빼더라도 최소 50명 이상은 출석만 하고 튄 것이다.
그렇다면 의정 성과는 어떠할까. 이마저도 아쉽다. 치열해야 할 도정질의는 그야말로 맹탕이었다. 집행부와 질문 공방을 하는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졌다. "더 알아보겠다", "열심히 하겠다"며 즉답을 피하는 집행부를 질타하는 의원들은 볼 수 없었다. 정책 허점을 파헤쳐보려는 의지가 도의회에서 실종됐으며 일부 상임위는 의원정족수 미달로 파행을 겪기도 했다.
지방의원의 원활한 의정활동을 위해 의정비(사실상 월급)를 더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국의 지방의회에서 울려 퍼진다. 나 역시 찬성한다. 많은 일을 하기에 지금 의정비가 적은 게 맞다. 그러나 할 일은 하면서 요구해야 타당치 않은가. 품격부터 올리고 볼 일이다.
/명종원 정치부 기자 ligh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