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기지역 일부 원 내외 위원장들이 사적 포럼을 만들어 공조직인 경기도당을 제치고 당 대표를 초청해 대규모 오찬회동을 하는 이례적인 일을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김기현 당 대표가 참석한 이 자리에는 당원권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현역 의원이 참석했지만, 3선의 경기도당 위원장은 초대하지 않는 등 당내 분열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최춘식·최호 공동대표 주도 사조직
'공자연' 30여명 여의도 오찬 회동


22일 국민의힘 중앙 및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원내 최춘식(포천·가평) 의원과 원외 최호(평택갑) 당협위원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공정과자유연대'(약칭 공자연) 참여 회원 30여 명이 여의도 한 고급 음식점에서 오찬회동을 했다.

절반 이상의 당협 위원장이 모인 대규모 오찬 자리에 3선의 유의동(평택을) 도당위원장이 초대받지 못했고, 회동 자체를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이 열린 이 날 유 위원장은 경기도소방본부를 방문, 직원들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당 사무처는 이 모임에 대해 "초대받지도 아는 바도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두 공동 대표의 독려로 참석한 원내 인사는 김성원(동두천·연천) 의원과 원외 안기영(양주)·석호현(화성병) 위원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춘식 의원과 최호 위원장이 주도해 만든 사조직 멤버들이다.

당협위원장 절반이상 대규모 모임
3선 유의동 도당위원장 초대 못받아


이들의 요청으로 김기현 당 대표와 김병민 최고위원,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이 참석해 전당대회 승리를 자축했지만 사려 깊지 못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도내 인사는 "전당대회 때 일부 위원장이 '공명심'에 사조직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선거가 끝났으면 해체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지역 정가에 경기도당보다 '공자연'이 힘이 더 세다는 소문이 퍼져 있다"고 말했다. 광명, 부천 등 복수 당협이 있는 지역에서는 분열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기현 참석 '사려 깊지못해' 지적


이런 여론의 확산으로 김기현 당 대표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한 전직 의원은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김 대표가 그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맞지 않다. 계파 정치 부활을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지금 경기도 상황이 녹록지 않은 데, 내년 '빅매치'를 앞두고 이대로 방치하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대표의 측근은 "전당대회 때 도와준 분들이 초대해 안 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 갔지만 식사는 하지 않고 나왔다"며 "지역 정치권의 우려도 다 듣고 있고, 사적 모임으로 자꾸 비화될 경우 어떠한 조치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