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9시30분께 자신의 소속 회사 외국인 근로자들의 외국인등록증 기간 연장 업무를 돕고자 수원출입국외국인청 평택출장소를 찾은 A씨는 "최소 2시간은 기다려야 업무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태연한 모습으로 대기석에 앉아 있었다. 사내 다른 외국인 근로자의 신규 등록증 발급을 위해 수개월 전 출장소를 방문했을 때도 이날처럼 2~3시간가량 기다린 뒤에야 민원을 마칠 수 있었다.
이날 출장소 내 '외국인 체류'와 관련한 등록, 연장, 자격변경 등 민원 업무가 이뤄지는 공간 한쪽에 '비예약 민원 3시간 이상 장시간 대기'라는 문구가 적혀 있기도 했다. 민원방문 사전예약 없이 당일 접수 받아 처리하기엔 업무량이 과다해 등록증 기한만료가 임박하는 등 시급성에 따라 비예약 민원을 응대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하루 동안 평택출장소에 몰려드는 비예약 접수 민원인만 최대 150명 수준이다.
반면 관할 체류외국인 수가 7만4천100여 명에 달하는 평택출장소(전체 출입국관리직 정원 17명)내 체류 업무담당 공무원은 4명밖에 안 돼 사실상 1인당 1만8천500명의 체류 등록, 연장, 자격변경 등 업무가 주어진다고 볼 수 있다.
수원출입국외국인청 평택출장소
코로나 이후 등록외국인 16% ↑
문제는 지난 수년 간 코로나19 사태로 줄었던 체류외국인 수가 올해부터 다시 급증하는 상황임에도 이에 대응할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평택출장소 이외 경기도 내 출입국외국인청과 소속 사무·출장소도 마찬가지다.
평택출장소만 해도 지난 2018년 6만3천560명이었던 관내 등록외국인이 지난해 말 7만4천100여 명으로 16%나 늘어났는데 그 사이 인력 충원은 2019년 2명이 전부였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체류 업무를 맡는 수원출입국외국인청은 같은 기간 내내 16만~17만여 명을 담당하면서 인력이 단 5명(65→7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관할 체류외국인 수가 15만5천여명으로 오히려 적은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직원 수(167명)보다 훨씬 적은 수치다.
공무원 1명당 1만8500명 맡아야
민원인들 2~3시간 대기는 기본
하지만 상급기관인 법무부는 인력 증원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법무부(외국인출입국정책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일시 감소했던 외국인 수와 공무원 정원을 감축하는 정부 방침에 따라 인력 증원이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면서도 "다만 최근 코로나19 상황 완화에 따라 체류외국인 수가 다시 증가하는 등 새로운 행정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